[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가벼운 책이든, 심각한 책이든 일단 구입을 한 책은 읽고 난 다음에도 소장하고 있다가 최초 구입 가격 삼분의 일 정도를 받고 되팔 수 있다. 중고책만 구입해서 읽으면 돈이 훨씬 적게 든다. 시간당 6펜스로 계산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한편 책을 사지 않고 대여 문고에서 빌려 읽으면 시간당 반 페니가 든다. 게다가 공립 도서관에서 빌려 보면 공짜나 다름없다. 이 정도 얘기했으면 독서가 돈이 가장 적게 드는 여가 활동의 하나라는 주장은 충분할 것이다. <12~13쪽>
서평 절대 다수는 대상 책들을 부적절하게 기술하거나 독자들을 오도한다. 전쟁 이후로 출판사들은 예전보다 문학 편집자들의 비위를 거스르거나 자신들이 출판하는 모든 책들에 관한 상찬을 이끌어 내는 일을 잘할 수 없게 됐고 다른 한편으로는 서평의 수준이 부족한 지면과 여타 불편한 문제로 저하됐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며 사람들은 평론을 돈벌이로 글을 하는 사람들에게 맡ㅌ기지 말자고 제언한다. <17쪽>
작가나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중요한 이슈를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것을 묵인해야만 하는 속사정도 있었다. 지금 내 앞에는 러시아 혁명 중 일어났떤 최근의 사건들을 간략히 설명하는 팸플릿 하나가 놓여 있다. 1911년에 막심 리트비노프가 쓴 것으로 구하기 매우 힘든 문건이다. 이 팸플릿에서 스탈린은 언급되지 않고 오히려 트로츠키, 지노비에프, 카메네프 같은 인물들이 높이 칭송되고 있다. 이런 팸플릿을 보고 지적으로 가장 양심적인 공산주의자가 취할 수 있는 태도는 어떤 것일까? <26쪽>
우리 책방 제2의 수입원은 뭐니 뭐니 해도 대여문고였다. 오로지 소설책 500~600권으로만 구성된 대여 문고는 여느 대여 문고처럼 "예치금 없이 2페니"만 받고 책을 대여했다. 책 도둑들이 이 같은 대여 문고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책방 한 곳에서 2페니를 내고 책 한권을 빌리고 나서 식별표를 떼 버린 후 다른 책방에 1실링을 받고 팔아먹는 짓은 세상에서 제일 쉬운 범죄다. 그럼에도 책방 주인들은 예치금을 요구해서 대여 문고 이용자 수를 떨어뜨리느니 차라리 어느 정도의 책은 도둑맞는 게 (우리 가게에서는 한 달에 열두권 정도를 잃어버렸다.) 이익이 된다는 점을 알았다. <50쪽>
『책 대 담배』
조지 오웰 지음 | 강문순 옮김 | 민음사 펴냄│108쪽│8,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