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부당 꼬집기] 코로나19에 어려운 영화관... 서비스 수준은?
[불편부당 꼬집기] 코로나19에 어려운 영화관... 서비스 수준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3.17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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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들여다보면 ‘불편’하고 ‘부당’한 일이 적지 않습니다. 손톱 밑 가시처럼 작은 불편을 초래하는 일부터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처럼 부당하게 느껴지는 일까지 다채로운 사안이 생활 곳곳에서 벌어집니다. ‘책으로 세상을 비평하다’라는 기치를 내건 <독서신문>은 2020년 창사 50주년을 맞아 ‘책다운 세상 만들기’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작든, 크든 불편하고 부당하게 여겨지는 사안을 ‘불편부당’(不偏不黨/치우침 없이 공정하게)하게 꼬집으려 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 시내 대형 멀티플렉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대형 멀티플렉스.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극장가는 ‘보릿고개’, 북한식으로 ‘고난의 행군’을 통과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대인 접촉이 꺼려지는 상황에서 불특정 다수와 밀폐된 공간에 오랜 시간 함께 있어야 하는 영화관 방문이 기피되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대다수 영화관은 상영 회차 단축, 직원 감축 등으로 힘든 시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다만 이로 인한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바로 (마감 시간대) 고객/안전관리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경기 지역의 A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는 화재로 인해 영화 상영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오후 8시 40분 즈음 건물 주차타워에서 발생한 화재로 상영이 갑작스레 중단됐는데, 원칙적으론 영화관 직원들의 통제에 따라 관객이 대피해야 했지만, 영문을 모르는 일부 관객은 우왕좌왕하다 연기가 자욱하게 차오르는 걸 보고 스스로 대피했다. 다행히 불이 초기에 잡혀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화재 알람도 울리지 않아 자칫하면 대피가 늦을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해당 내용이 전해진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극장 인원 감축으로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줄을 이었다.

이와 관련해 해당 A 영화관 관계자는 “직원 수에는 변화가 없고 다만 근무시간이 줄었을 뿐이다. 대체로 오전 12시즈음 첫 영화, 오후 8시경 마지막 영화가 상영되는데, (9시 무렵) 주차타워에서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고 직원들이 관객들을 대피시켰으나, 여러 층이다 보니 일부 상영관에 안내가 늦어졌던 것 같다”며 “화재는 적절한 초동대처로 소방관이 오기 전에 진압됐고 별다른 피해사항도 없었다”고 말했다. 직원이 적어서가 아니라 순차적으로 알리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주장.

직원을 찾아보기 힘든 영화관 로비. [사진=독자 제공]
직원을 찾아보기 힘든 영화관 로비. [사진=독자 제공]

다만 심야 시간대 영화관에서 직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은 적잖게 제기되고 있다. 심야시간대에는 안내데스크 등에 직원이 자리하지 않고, 영화가 끝나고 퇴장하는 문도 청소 노동자가 열어 관객이 직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 최근 서울 내 A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오후 9시가량 상영관을 빠져나온 B씨 역시 안내데스크를 비롯한 영화관 어디(사무실 등 내부 공간 제외)에서도 청소 노동자 세명 외에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불쾌/불안감을 드러냈다. B씨는 “퇴장을 안내하는 직원도 없이 청소하시는 분이 (영화 종료 후 나가는) 문을 열어줬다”며 “영화관 푯값에는 영화를 예매하는 순간부터 극장 문을 나설 때까지의 서비스 비용이 포함됐다고 생각하는데, 혹 무슨 문제가 생겨도 쉽게 도움받을 수 없을 것 같아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영화관 관계자는 "마감 시간대의 경우 직원이 사무실에서 근무 중인 경우가 많고, 상영관 퇴장시 담당 직원이 상영관 문을 열어준 뒤 자리를 비워 고객님께서 오해하신 것 같다"며 "마감 시간대의 경우 여러 상영관이 순차적으로 상영 종료되고, 문을 열어준 뒤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부득이하게 '직원이 필요한 경우 벨을 눌러주세요'라는 안내판을 비치해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서비스 전문가 박원영은 책 『유혹하는 고객서비스』에서 “오늘날 마케팅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소비자가 구매하는 건 제품이 아니라 경험’이라고 외친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통한 경험적 가치를 구매한다. 제품 자체가 아닌 제품을 경험하기 위한 절차까지 돈을 주고 구입한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상품만 좋으면 서비스는 좀 떨어져도 괜찮아’라고 생각한다”고 꼬집는다.

코로나19 사태로 2004년 영화관입장권 통합 전산망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저 관객수를 기록하는 요즘. ‘사회적 거리 두기’가 미덕이라지만, 혹 ‘고객과의 거리 두기’로 잘못 적용돼 불편을 낳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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