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한국 여성들의 화장품 사랑은 대단하다. 기초 화장품만 다섯 단계가 넘는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여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할 때가 있다. 피부가 뒤집어졌을 때이다. 흔히 접촉피부염이 생기는 경우인데 피부가 붉어지고 가렵고 따끔거린다면 여러 종류의 화장품을 과감히 버리고 한두 개의 제품만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두 개의 제품만 바르고 피부 당김이 느껴진다면 같은 제품을 3-4분 간격으로 덧발라주는 것도 좋다. 피부가 민감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이렇게 단순화시킨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14쪽>
여드름으로 고민이라면 메이크업 도구의 상태를 먼저 검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화장 도구가 지저분하면 피지, 땀, 화장품, 먼지가 범벅이 돼 모공이 막히고 여드름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손 만큼 세척과 건조가 용이한 것이 없으며 손끝 만큼 피부에 자극이 없는 것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에 여드름이나 트러블로 고민하는 피부라면, 손으로 화장하기를 권한다. 또한 봉 타입의 컨실러와 같이 세척하기 어려운 화장품 제제는 잠시 사용을 중단하는 것도 좋다.<83~84쪽>
진료실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자외선 차단제의 차단 지수는 어떻게 선택하느냐이다. 당연히 SPF 50 이상을 사용하지요, 라고 답을 하는데 자외선 B의 차단을 의미하는 SPF는 숫자가 높을수록 자외선B의 차단 정도가 높아지지만, 그 정도가 비례하지는 않는다, 즉, SPF 15는 자외선B를 93.3% 차단하는데, SPF 30은 96.7%, SPF 50은 98%를 차단한다. 즉, SPF 15와 SPF 50의 차이가 채 5%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파운데이션이 SPF 15의 차단기능을 갖고 있다면 굳이 자외선 차단제를 또 바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별도로 사용해야 제 몫을 한다. 왜냐하면 제품에 표시된 SPF는 2 mg/cm2의 용량을 사용하는 경우에 얻을 수 있는 효과로 실제 얼굴에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의 양은 권장량의 1/4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실제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의 양이 적어 제품에 표시된 SPF에 비해 피부에서 받아들이는 값은 현저하게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별도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111~112쪽>
『서동혜의 화장품 Z파일』
서동혜 지음│발견출판사 펴냄│220쪽│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