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에 이은 박은정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밤과 꿈의 뉘앙스』가 ‘민음의 시’ 268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독특하고 유려한 시적 리듬으로 자기만의 시 세계를 확실하게 구축해 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사랑’과 ‘죽음’을 함께 쥐는 강한 악력(握力)을 선보인다. “사랑의 프락치들 앞에//시궁쥐처럼 모여 앉아//영혼의 매장량을 세어 본다”고 말하는 시인. 시인은 멜랑콜리와 비애, 초조와 절망 등의 감정을 종결되지 않는, 이른바 ‘지속의 문장’에 녹여낸다. 시인에게 사랑과 죽음은 이음동의어다. 답할 수 없는 물음이고, 차마 물을 수 없는 고뇌다.
■ 밤과 꿈의 뉘앙스
박은정 지음│민음사 펴냄│180쪽│10,000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