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가 내놓은 ‘스크린 상한제’에 영화계 반발… 해법은?
문체부가 내놓은 ‘스크린 상한제’에 영화계 반발… 해법은?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3.11 1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영화산업의 불공정성 해소를 위한 ‘포스트 봉준호법’(가칭) 제정 촉구 서명 운동을 벌였던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이하 준비모임)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0년 업무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체부는 지난 5일 2020년 업무계획에서 유통 공정성 강화의 일환으로 ‘스크린 상한제’를 조속히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문체부가 발표한 스크린 상한제는 6개관 이상을 보유한 극장을 대상으로 관객이 집중되는 시간대(오후 1시∼11시)에 같은 영화의 상영 횟수가 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문체부의 방침에 대해 준비모임은 지난 9일 성명서를 내고 “매해 상영 횟수 50% 이상을 차지하는 영화는 5편 내외다. 반면, 매해 개봉하는 국내외 영화는 600~700편”이라며 “50% 스크린 상한제는 1%도 안 되는 영화에 적용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해외의 경우 미국은 배급과 상영이 분리된 덕에 15%, 일본은 배급사들의 자율에 따라 25%, 프랑스는 정부와 상영업자 간 합의에 따라 30%의 스크린 상한선이 지켜지고 있다.

준비모임은 “우리나라의 스크린 상한제가 겨누는 대상은 막대한 제작비와 화려한 캐스팅을 내세웠으나 영화의 질이 외형에 미치지 못하는 한국영화들”이라며 “이런 ‘소문난 잔치’형 한국영화들은 입소문에 압도당하기 전에 외형을 내세워 스크린을 독식함으로써 단박에 최대의 매출을 뽑아내는 사업방식을 바탕으로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체부 업무계획에는 영화계가 한국 영화산업의 고질적 문제로 줄기차게 거론하고 있는 대기업의 배급·상영 겸업 등으로 인한 불공정성 해결 방안이 전혀 담겨있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의 영화 상영시장은 3개 회사(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가 97%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는 등 매우 기형적인 구조를 보인다. 이들은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제작 및 배급 사업까지 겸하는데, ‘CJ CGV(상영)-CJ ENM(배급)’과 ‘롯데시네마(상영)-롯데컬처웍스(배급)’가 대표적인 예이다. CJ의 경우 영화제작사인 ‘JK필름’까지 보유하고 있어 제작-배급-상영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이미 완성했다.

준비모임은 “정상적인 시장 경제라면 극장매출의 분할에 있어서 양자 사이에 치열한 협상이 발생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영화산업에서는 만석꾼 상영업자가 배급업까지 겸함으로써 이러한 협상이 완전히 실종돼버렸다”고 성토했다.

이어 “겸업이 발생시키는 문제의 핵심은 서로 견제해야 할 주체들이 수직적 담합을 택함으로써 양쪽 모두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양쪽 모두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이러한 시장실패로 인한 비효율은 고스란히 관객들과 영화 창작자들에게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상영발전협회는 성명문을 내고 “극장과 배급사간의 관계는 대법원 판결 등을 통해 수직계열화로 인한 계열사 간 밀어주기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영화의 성공 여부는 최우선적으로 콘텐츠의 힘에 따라 관객의 선택을 받는 것이며 극장의 편성은 이를 반영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윤정 교수는 논문 「스크린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산업 규제체계의 모색」에서 “스크린 독과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소제작자 및 배급사가 투자·제작한 상업영화도 일반 영화관에서 공정하게 상영될 수 있도록 차별적 취급을 금지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어 “프랑스나 일본처럼 각 지역의 주민센터, 구청, 박물관, 지역형 영화관, 공공홀, 도서관, 학교 등에서 예술영화나 독립영화의 상영을 전담하는 공공상영관을 널리 확보하고 이러한 장소들을 지역문화의 중심으로 육성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멀티플렉스 극장에게 ‘독과점세’의 차원에서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영화 상영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것은 공공상영관 확보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