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활용한 상업전략… 펀슈머(funsumer) 세대에 통했다
베스트셀러 활용한 상업전략… 펀슈머(funsumer) 세대에 통했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3.10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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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감성소비’(emotional consumption)란 구매자가 당시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말하자면 충동구매와 비슷한데, 물건을 사야할 당장의 필요성은 없지만, 물건을 구경하다가 갑자기 사고 싶어져 사는 행위가 바로 감성소비이다.

감성소비는 ‘펀슈머’(funsumer)라는 개념과도 상통한다. 펀슈머란 ‘펀’(Fun: 재미)과 ‘컨슈머’(Consumer: 소비자)의 합성어로 소비 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감성소비와 펀슈머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소비자행동으로 일상의 ‘재미’와 ‘힐링’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습관과도 맥이 닿아있다.

최근 감성소비 및 펀슈머와 관련,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출판업계와 식품업계의 이색적인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 마케팅과 생산 분야에서 합작을 이르는 말)이 눈길을 끈다.

우선 편의점 업체인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7일 문학 출판사 ‘창비’와 식품 제조업체 ‘빙그레’와 협업해 이른바 ‘문학 감성’을 담은 음료 2종(‘감성밀크티’ ‘감성아메리카노’)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제23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황정은 작가 소설 『계속 해보겠습니다』와 이제니 시인의 『아마도 아프리카』의 대표 글귀를 상품 패키지에 감성적으로 그려냈다. 바쁜 일상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따뜻한 문구와 디자인이 특징이다.

또 다른 편의점 업체인 ‘CU’는 지난달 27일부터 도서출판 ‘흔’에서 출간된 백세희 작가의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모티프로 한 가정간편식 떡볶이 제품 5만개를 한정 판매 중이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우울증을 앓고 있던 작가가 정신과 의사와 상담한 기록을 풀어낸 책으로 2018년 출간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대인들의 이중적인 욕망이 담긴 제목으로 출간 당시 ‘죽고 싶지만 ~은 먹고(하고) 싶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였다.

지난해 7월에는 제과업체인 ‘롯데제과’가 도서출판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발간된 하완 작가의 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와 협업한 이색 과자종합선물세트 2종(‘하마터면 못 먹을 뻔 했다’ ‘하마터면 퇴사할 뻔 했다’)을 한정판으로 선보인 바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김세연 문화평론가는 “식료품의 경우 먼저 출시한 다음에 그 이미지와 어울리는 연예인을 섭외해 CF 등으로 홍보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위 사례의 경우 이미 인기 있는 콘텐츠를 제품에 적용한 것으로 제조 과정에서부터 마케팅적 요소가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려한 저녁 식사를 할 때 SNS에 인증샷을 남기는 것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먹는 음식을 전시한다. 현대인들에게 음식은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용도가 아니다. 한편으로 사람들의 문화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신이 향유하는 문학 작품의 구절이 새겨진 음료를 마신다는 것은 그 사람의 문화자본을 드러내는 행위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난도 교수는 책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사람들은 이제 그들이 일하고, 즐기고, 생활하는 방식에 긍정적 파장을 미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에 지갑을 열 것”이라며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동화돼 그들의 삶 속에서 브랜드가 살아 숨 쉬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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