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어떤 영화는 ‘현실’처럼 다가온다. 볼거리로 가득한 테마파크로서의 영화가 아닌 진짜 존재할 것만 같은 현실로서의 영화. 그런 영화를 마주할 때면 스크린에서 어떤 생기와 활력을 발견하게 된다. ‘진짜 살아있구나!’라는 탄성과 함께.
유지나의 글은 그러한 ‘영화의 살아있음’을 맑게 꽃피운다. 그녀는 영화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결국 자기 자신을 들여다본다. 그 모든 과정의 일들을 사무치지만 담담한 어조로 풀어낸다. 그녀가 오랜 시간 현장 영화평론가로서 사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지나의 신작 『영화로 세상보기』에 실린 글들은 ‘비평’(criticism)이라기보다는 ‘에세이’(essay)에 가깝다. 말하자면 그녀의 영화평은 비평의 형식에서 탈주하는,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 묻어난 ‘자유로운’ 글이다.
그녀는 “칼럼 글쓰기를 하다 보니 내겐 현실과 영화가 하나로 돌아가는 경험이 발생했다. 영화를 보듯이 세상을 보노라면, 현실적 아픔과 서글픔도 코믹한 부조리극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어 “내겐 칼럼 글쓰기가 영화 텍스트에 초점을 맞춘 영화평의 경계를 넘어선 ‘시네 에세이’ 형태로 다가온 또 다른 기회처럼 보인다”고 설명한다.
살아있는 이미지와 자유로운 활자의 스파크. ‘시네 에세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발굴한 유지나의 눈부신 영화경(景)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영화로 세상보기』
유지나 지음│연암서가 펴냄│304쪽│15,000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