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양배추가 케일에서 생겨났다고?’ ‘고추는 왜 매운맛일까?’ ‘당근은 원래 오렌지색이 아니었다고?’ 등 청소년 독자의 흥미를 자극할 만한 질문으로 이뤄진, 채소에 얽힌 역사와 생태 지식 등이 담긴 책이다. 양배추, 고추, 토마토 등 채소 속에 숨쉬는 역사 이야기를 통해 채소의 이모저모를 알아보자.
아시아, 아프리카,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사람들은 매운 고추를 좋아해서 잘 먹었어요. 하지만 유럽 사람들 입에는 맞지 않았어요. 유럽 사람들은 고추를 향신료로 쓰는 것보다 안 맵게 해서 채소로 먹고 싶었어요. 그런 까닭에 유럽과 미국에서 만들어진 채소가 바로 ‘피망’이에요. (중략) 한편 유럽의 헝가리에서는 고추로부터 파프리카를 만들었어요. 파프리카는 고추를 뜻하는 헝가리 말이에요. 피망도 파프리카도 다 고추에서 만들어졌다는 증거가 이름에 남아 있어요.<23~24쪽>
친구들은 토마토를 채소라고 생각하나요, 과일이라고 생각하나요? 1893년, 미국에서 ‘토마토는 채소일까, 과일일까?’ 이 문제를 가지고 실제로 재판이 벌어졌어요. 재판을 제기한 사람은 한 수입업자예요. 당시 미국은 자기 나라의 채소를 보호하려고 외국에서 채소를 수입하면 세금을 내라는 법이 있었어요. 과일에는 세금이 없었고요. 그런데 토마토를 수입해 온 수입업자가 세금을 안 내려고 이렇게 주장한 거예요.<29쪽>
당근의 고향은 오늘날의 아프가니스탄, 실크 로드의 중간 지점이라 했지요? 당근은 중국과 우리나라 등 동쪽에 있는 나라로 전해져 ‘동양계 당근’이 되었고, 유럽에 있는 서쪽 나라들에 전해져서 ‘서양계 당근’이 되었어요. 우리나라 조선 시대의 책 『농정회요』에는 ‘당근에는 붉은색과 노란색, 두 종류가 있다’고 쓰여 있어요. (중략) 우리나라와 일본 어디에도 오렌지색 당근에 대한 기록은 등장하지 않아요.<53쪽>
해마다 10월 31일이 되면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핼러윈’이란 축제가 성대하게 열려요. ‘추수 감사절’과 함께 1년 중 가장 큰 축제예요. 그런데 이 축제는 원래 미국이나 캐나다의 축제가 아니었어요. 먼 옛날 아일랜드나 스코틀랜드에서 치르던 전통 축제였지요. (중략) 그런데 왜 사람들은 핼러윈 때 이상한 귀신 분장을 할까요? 왜 무서운 얼굴의 기묘한 호박 등을 꾸밀까요? 사람들은 핼러윈 때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 나타나 살아 있는 사람한테 들어간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마치 귀신인 것처럼 무서운 모습으로 분장해서 죽은 사람의 영혼이 들어오는 것을 막은 거예요.<82~83쪽>
『채소, 역사 꽃이 피었습니다』
김황 글│김지현 그림│봄개울 펴냄│120쪽│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