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통일 찬성 vs 통일 반대? 『다음 세대를 위한 통일 안내서』
[포토인북] 통일 찬성 vs 통일 반대? 『다음 세대를 위한 통일 안내서』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2.26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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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경향신문 기자로 오랫동안 한반도 문제를 취재하고 고민해 온 저자와 함께 통일의 의미와 방안을 짚어보는 책이다. 저자는 여러 책과 영화, 인터뷰와 선언문 등에 담긴 통일의 장점과 반대의 근거, 외국의 사례를 소개하며 통일을 깊이 있게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외국 사례를 통해 중립화 비전을 제시하면서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일관된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945년 8월 16일 서울 YMCA 강당에서 열린 건국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연설하는 여운형. [사진=도서출판 너머학교] 
1945년 8월 16일 서울 YMCA 강당에서 열린 건국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연설하는 여운형. [사진=도서출판 너머학교] 

일생을 독립운동에 바친 여운형은 해방 이후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남북을 다섯 차례나 오가면서 남북 통일 독립을 위해 분투했습니다. 1945년 11월 한 단체가 조사해 발표한 '조선을 이끌어 갈 지도자'와 '일제 시기 최고 혁명가'를 묻는 설문에서 여운형은 각각 33%, 20%로 최고 득표를 할 정도로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여운형과 김규식, 안재홍 등 중도파는 좌우합작위원회를 꾸려 분단을 막는 데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여운형은 열 차례 테러를 당한 끝에 1947년 7월 19일 단독 정부를 추진하는 세력에게 암살당했고, 김규식은 한국전쟁 때 납북되는 등 수난을 겪으며 몰락했습니다. <43~45쪽> 

2018년 2월 보수 단체가 집회를 한 뒤 광화문 앞을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8년 2월 보수 단체가 집회를 한 뒤 광화문 앞을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사회의 보수 기득권 세력은 분단 체제 아래에서 이득을 보며 살아 왔습니다. 안보를 앞세우고 독재 체제를 지지하며 권력을 누려온 '분단 기득권 '새력입니다. (중략) 일제가 전쟁에 패망하자 조선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은 자산을 그대로 남기고 떠났습니다. (이를 적산이라 하는데) 적산은 조선 사람들을 쥐어짜며 쌓아올린 자산인 만큼 새 정부 소유로 해서 국가 재정을 튼튼히 하는 데 쓰여야 했습니다. 하지만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는 이를 민간에 매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 등 오늘날 대기업을 일군 청년 기업인들이 혜택을 보기도 했지만, 미군정이나 이승만 정부에 줄을 댄 소수 자본가가 부당한 이득을 챙기는 폐해가 적지 않았습니다. <82~83쪽> 

한국전쟁이 끝난 후 반공과 북진 통일을 주장하는 집회가 자주 열렸고, 학생들도 많이 참가했다. [사진=도서출판 너머학교] 
한국전쟁이 끝난 후 반공과 북진 통일을 주장하는 집회가 자주 열렸고, 학생들도 많이 참가했다. [사진=도서출판 너머학교] 

미국은 이승만 정부와 1953년 10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합니다. 이 조약은 북한의 재침략 시 미군이 개입하는 근거도 되지만 이승만 정부의 돌발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고지전>을 보면 군용 지프가 오가는 시내를 여학생들이 '북진통일'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휴전 이후 한동안 북진 통일론은 한국의 유일무이한 통일론이었습니다. 전쟁 과정에서 김규식, 안재홍 등 남북 협상파 혹은 평화통일론자들이 사망하거나 남북됐습니다. 또 3년간의 전쟁으로 북한에 대한 증오감이 커져 남북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던 중간파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졌습니다. <118~119쪽>

트럼프 대통령은 경계석을 건너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측 영토에 발을 디뎠다. [사진=도서출판 너머학교] 
트럼프 대통령은 경계석을 건너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측 영토에 발을 디뎠다. [사진=도서출판 너머학교] 

북한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한다면 상대방인 미국과 한국에 문제는 없는지도 돌아봐야 균형 있는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중략) 예를 들어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관계를 전면적으로 발전시키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유엔의 대북 제재,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한국이 지키지 못하는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미국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약속했습니다. 북한은 정상 회담에서 약속한 '미군 유해 송환'을 이행했고, 정상 회담 전에 핵 실험장을 폭파하고 미사일 발사대를 해체하는 등 비핵화 의지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이에 걸맞은 상응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안전 보장을 뒷받침할 '종전 선언'을 곧 할 것처럼 하다가도 미뤘습니다. <154쪽> 

2000년 11월 18일 베트남을 방문한 미국 클린턴 대통령을 시민들이 환영하고 있다. [사진=도서출판 너머학교] 
2000년 11월 18일 베트남을 방문한 미국 클린턴 대통령을 시민들이 환영하고 있다. [사진=도서출판 너머학교] 

북한과 비슷한 베트남의 개혁·개방 사례를 살펴보면 북한의 미래에 대한 그림이 그려질 것입니다. (중략) 베트남 정부는 1988년 베트남 땅에 묻힌 미군 유해의 발굴을 허용하면서 미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합니다. 1989년에는 캄보디아에서 베트남군이 철수합니다. 미국도 이에 화답해 1991년 미군 유해를 수색하기 위한 현장 사무소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개설한 데 이어 미국인의 베트남 방문을 허용했습니다. 1994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 경제 제재를 전면 해제했고 이듬해인 1995년 정식으로 베트남과 국교를 정상화합니다. (중략) 1955년 4억5,000만달러 수준이던 두 나라 교역액은 2017년에는 540억달러가 됐습니다. 북한도 핵 문제가 협상으로 해결된다면 베트남과 비슷한 여정을 걷게 될 것이라 예측해 봅니다. <159~161쪽> 

『다음 세대를 위한 통일 안내서』
서의동 지음 | 김소희 그림 | 너머학교 펴냄│184쪽│1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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