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지식] 양준일 신드롬, 언더독의 인생 역전 스토리
[조환묵의 3분 지식] 양준일 신드롬, 언더독의 인생 역전 스토리
  • 조환묵 작가
  • 승인 2020.02.2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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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 효과와 언더독 스토리
[사진= JTBC 홈페이지]

[독서신문]

‘1991년 데뷔, 2001년 컴백과 은퇴, 2019년 소환’

잊혀진 기억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툭 튀어나온 51세 가수 양준일이 데뷔 30년 만에 화려한 전성기를 맞고 있다. ‘1990년대 지드래곤’ ‘탑골 GD’로 불리며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인기 폭발로 가히 ‘양준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작년 12월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소환된 양준일의 춤과 노래에 열광하고 그의 가슴 아픈 사연에 안타까워하며 시대를 앞서간 그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세련된 음악과 자유분방한 안무, 감각적 패션, 순수한 노랫말은 요즘 젊은 세대가 듣기에도 어색함이 없고 멋있어 보인다. 

그러나 양준일의 진짜 매력은 방송 인터뷰에서 보여준 그의 인간성에 있다. 삶을 대하는 겸손한 태도, 때묻지 않은 순수한 성품, 과거를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함을 전하는 모습에 모두가 깊은 감동을 받았다. 

데뷔 이래 처음 열린 팬 미팅에서 양준일이 밝힌 감회가 우리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준다. “20대 때 그렇게 간절히 원했는데 50대가 돼서야 K팝 스타가 됐어요. 모든 게 제 계획과 반대로 된 거죠. 인생은 결국 원하는 것을 내려놔야 마무리가 되는 건가 봐요.”

그의 인생 역정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대중의 마음을 끈다는 분석도 있다. 재미동포 출신으로 한국에서 데뷔했으나 좌절하고 미국에서 식당 서빙 일을 하다가 다시 돌아오게 된 극적인 상황이 당시 양준일을 받아들이지 못한 한국 사회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대중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어느 신문기자는 ‘젊은 층은 공감, 중년층은 죄책감’이라고 일갈했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 ‘비운의 스타’ 가수 양준일이 언더독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복귀해 지금 연예계를 넘어 문화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람들은 강자에 대해서는 견제심리를 가지는 반면, 약자에 대해서는 연민의 정을 느끼며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길 바란다. 좋은 여건과 환경에서 성공한 탑독 스토리(Topdog Story)보다는 어려운 환경과 조건에서 위기와 난관을 극복하여 마침내 성공한 언더독 스토리(Underdog Story)에 대중들은 더 큰 감동을 느낀다. 

사생아로 태어나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나고 갖은 고생 후에 그 회사에 다시 들어가 대성공을 거둔 스티브 잡스 이야기에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것도 극적인 언더독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본래 언더독은 개싸움에서 유래했다. 싸움에 진(밑에 깔린) 개를 언더독(Underdog), 이긴 개를 탑독(Topdog)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기인하여 경기나 게임에서 약한 사람이나 팀을 언더독이라고 불렀다.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란 절대 강자가 존재할 때 약자가 절대 강자를 이겨주기를 바라는 심리현상이다. 

1948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의 해리 트루먼이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후보에게 뒤지고 있었는데, 모두의 예상을 뒤집어엎고 트루먼이 당선했다. 이때 처음으로 언더독 효과가 언론에 등장했다. 흑인이라는 태생적 약점과 불리한 주변 환경에도 불구하고 진정성 있는 연설과 강한 의지로 결국 미국 대통령이 된 오바마 대통령도 언더독 효과의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미래의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개인과 조직의 대부분은 사실상 언더독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양 언더독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갈망하고 환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도 언젠가는 언더독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는 꿈을 꾸면서 말이다. 

(출처: 『직장인 3분 지식』)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대표컨설턴트.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실용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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