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피해자라는 신천지...확진자 확산의 주범은?
코로나19 피해자라는 신천지...확진자 확산의 주범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2.25 09: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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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코로나19로 사상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한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신천지)을 향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먼저 비난 여론이 높아지는 데는 31번 환자(신천지 신도)인 A씨가 발단이 됐다. 지난 7일 교통사고로 대구 모 병원에 입원한 A씨는 병원 측이 코로나19가 의심된다며 권한 검사를 수 차례 거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사에 신속하게 응하지 않고 두 차례 신천지 교회 예배와 지인 결혼식에 참석하는 등 총 1,160명과 접촉했다는 것. 이에 A씨는 병원 측이 검사를 권유한 것은 맞지만 제대로 안내해주지 않았다면서 고의로 전파하고 다닌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A씨 확진 이후 대구를 방문했던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하루 수십~수백명씩 확진자가 증가한 상황에 여전히 슈퍼감염자로 의심받는 상황이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763명 중 신천지 관련 확진자는 456%(59.8%), 유(有)증상자가 1,284명으로 파악돼 확진자 대규모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31번 환자는 검사를 고의로 거부하지 않았다지만, 결과적으로 이후 신천지 신도들을 비롯해 지역사회 감염자가 줄을 이었다. 신천지 신도들의 현황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찔한 상황도 다수 발생했는데, 지난 23일에는 어미니에게 간을 이식해 준 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24일에는 대구 지역 코로나19 검역을 담당하는 대구시 보건소 의약팀장이 코로나19 확진 받은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들은 자신이 신천지 신도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있다는 사실을 왜 사전에 알리지 않을 것일까? 종교전문가들은 신천지 특유의 문화를 원인으로 지목하는데, 이는 기성 기독교계에서 이단으로 지목되는 신천지 교리와 맥이 닿아있다. 신천지는 1984년 교주 이만희가 세운 종교로 자신을 교주, 자의적으로 해석한 변형된 성경을 교리로 삼고 있다. 성경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말세에 구원받을 14만4,000명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며 그 인원 안에 들면 죽지 않고 ‘영생불사’한다고 주장하는데, 이 때문에 신천지 내에서는 몸이 아픈 것을 믿음이 없는 것과 동급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비밀 포교를 기반하기 때문에 가족에게도 자신이 신천지라는 사실을 잘 알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천지는 14만4,000명에 포함될 것을 빌미로 예배 출석과 내부 시험 통과 등의 ‘태도’와, 전도자 수를 채우는 ‘성과’를 강제하기 때문에 많은 신천지 신도들은 몸이 아파 예배에 불참하는 상황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는 과거 세가 미약했을 때는 신도 수가 14만4,000명에 도달해야 해당 인원들이 영생불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그 수가 넘자(2018년 공식 발표 기준 20만명 돌파), 내부 시험이나 전도자 수 등으로 순위 경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A씨를 시작으로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 신천지 신도에 대한 대대적인 역학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자 신천지는 성도들을 상대로 감염 위험성을 숨기고 포교 활동을 지속할 것을 지시하는 메신저 내용 등이 공개돼 큰 파문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신천지 측은 관련 사실을 부인하며 전국 신천지 교회당을 잠정폐쇄한다고 밝혔으나, 이후 기성교회에 침투해 예배를 드리라는 내용의 ‘지령’이 담긴 메신저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됐다. 메신저에는 “(신천지 정체를) 들키면 안 됩니다” “가족들에게도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그래야 구원받을 것입니다” 등의 내용이 오갔다. 실제로 신천지 교회가 문을 닫은 첫 번째 일요일인 지난 23일 경기도 수원의 한 기성교회에서는 신천지 신도 두명이 예배당에 잠입하려다 교역자에게 발각되기도 했다. 정체를 숨기고 포교 활동을 벌이는 것 자체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자칫 더 많은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었기에 신천지를 향한 대중의 비난 여론은 크게 일어났다.

또 전용 앱(APP)을 만들어 출석 체크를 하고 동선을 확인할 만큼 신도 관리에 철저한 신천지이지만, 이런 정보를 검역 기관에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 상태다. 대구 경찰청은 소재 불명·연락 두절된 신천지 신도를 찾기 위해 경찰관 618명을 투입해 24일 221명의 소재를 파악했으나, 10여명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하다. 이런 상황에 지난 22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오른 ‘신천지를 강제 해산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은 하루 만인 23일 동의자 20만명을 돌파했다.

23일 신천지 대변인이 유튜브 방송에서 입장을 전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23일 신천지 대변인이 유튜브 방송에서 입장을 전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여론이 악화되자 신천지 측은 지난 23일 유튜브를 통해 “코로나19는 중국에서 발병해 대한민국에 전파된 질병”이라며 “신천지예수교회와 성도들은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라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서 인지해달라. 신천지예수교회 성도에 대한 혐오와 근거 없는 비난을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내용뿐,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신천지에 부정적 여론이 쏠리는 이유는 신천지의 특성 때문이다. 이미 기성 교단으로부터 사이비 이단 판정을 받은 구원관이지만 이를 빌미로 신도들을 경쟁시키면서 신분을 숨긴 채 포교 활동에 매진케 하고, 또 상황에 따라 가정과 직장을 포기하는 극단적 선택을 강요해 집단의 이익을 도모한 것으로 알려진 전적이 코로나19 사태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이단 전문가인 탁지일 부산장신대학교 교수는 책 『교회와 이단』에서 “이단은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거짓말을 합리화할 수 있는 종교는 없다. 거짓말을 교리적으로 합리화하는 종교가 있다면, 이는 종교를 빙자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이비 종교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단은) 영생과 구원을 위해 가족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고, 거룩한 일에 헌신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학업과 일을 그만두도록 강요하며, 하늘나라의 상급을 명분으로 돈을 갈취한다”고 말한다.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현 상황에 집단의 목표를 위해 ‘거짓말’을 서슴지 않았던 신천지의 전적이 어떻게 번질지 몰라 국민 불안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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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2020-02-26 19:02:37
(기독공보)현대종교 이사장 탁지일, 박사논문에 이어 석사논문도 이단신학
http://kidogkongbo.com/2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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