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함이 흘러넘치는 보석 같은 동네책방 BEST 3
‘힙’함이 흘러넘치는 보석 같은 동네책방 BEST 3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2.20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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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지역 곳곳의 동네책방을 방문하는 일이 소위 ‘힙’한(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개성이 강한) 문화로서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참가비를 내야 하는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회장 정병규)의 ‘Buy Book + Buy Local’ 캠페인 텀블벅 모금이 마감 보름을 남기고 목표후원금(1,800만원)의 160%(20일 기준)를 달성한 것이 그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말하는 동네책방은 문제집만 꽂혀 있던 전통적인 작은 서점의 이미지와는 다르다. 지역 곳곳에 작은 카페처럼 숨어있는 동네책방들은 그 어떤 문화공간과도 다른 분위기를 낸다. 주인은 보통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은데, 이들이 직접 디자인한 공간에는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멋’이 있고, 그저 책을 많이 팔겠다는 생각을 넘어서는 어떤 근사한 소신이 담겨 있다. 책 이외에 무언가를 팔기도 하고,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대형서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난 양질의 책들도 비중 있게 전시한다. 근래 부쩍 늘어난 보석 같은 동네책방들 중 세 곳을 골라 소개한다.  

#속초 완벽한날들

[사진= 완벽한날들]

“속초 터미널 뒤편에 있는 조용한 섬 같은 책방” 
책과 휴식, 그리고 바다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름 그대로 ‘완벽한 날’을 선사하는 책방이다. 속초 터미널 뒤편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한 이 책방은 무엇보다 외딴 섬처럼 고요하다. 책방 주인에 따르면 책방을 떠나는 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조용히 쉬었다 갑니다.” 1층이 책방, 2층이 게스트하우스로, 1층에서는 책과 음료를 판다. 책과 함께 차 한잔하다가 5분 거리의 항구와 10분 거리의 해변에서 바다를 감상하고, 다시 책을 읽다가 잠들 수 있는 곳이다.
완벽한날들에서만 할 수 있는 독서경험도 있다. 완벽한날들은 1층에서 작은 출판사와 함께 특별한 기획전을 진행한다. 네개의 서가에 작은 출판사가 큐레이션 한 책 30여종을 전시하는데, 책들에는 대형·온라인 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책 소개가 붙어있다. 해당 책 소개에는 편집자가 편집하며 겪었던 에피소드, 저자와의 에피소드, 출판사 대표가 해당 책을 기획하면서 느낀 점들이 담겨있다. 지난 12월부터 2월까지는 출판사 ‘봄날의책’의 책들을, 오는 3월부터는 출판사 ‘낮은산’의 책들을 전시한다. 3월부터는 월별로 저자와의 북토크도 진행할 계획이다. 최세연 완벽한날들 대표는 “규모가 작은 출판사의 경우에는 홍보할 수 있는 창구가 적다. 좋은 책들이 묻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완벽한날들’의 게스트하우스는 1인실이 5만원, 2인실이 7만원, 6인실은 여성 전용으로 침대 당 3만원이다.  

#인천 딸기책방

[사진= 딸기책방]

그림책이 있는 풍경은 언제나 따듯하다. 그곳에는 어른과 아이가 행복한 웃음으로 함께하고, 또 그림책을 좋아하는 순수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딸기책방에서는 그림책에 대한 경험을 어느 곳보다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책방과 동명의 출판사를 운영하며 그림책을 제작하는 부부(위원석, 박종란)와 함께 그림책을 직접 만들어보고, 또 그들과 함께 커피 한잔하며 그림책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책 출판에 관심이 있는 이가 방문하더라도 좋다. 출판사 편집자·디자이너 출신 부부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 
특히 딸기책방의 독특한 분위기는 책방에 방문하는 이들의 시간을 과거로 되돌린다. 2018년 4월에 문을 열었지만, 이 책방 건물이 지어진 것은 1945년 이전. 산에서 아무 나무나 가져다가 얼기설기 지어놓은 듯한 서까래 밑에 그림책이 전시된 모습을 보면 누구나 과거를 떠올리게 되고, 동심을 되찾을 수 있다. 딸기책방을 주로 찾는 이들은 부모와 자녀만이 아니다. 위원석 딸기책방 대표는 “요즘은 그림책을 즐기는 성인도 늘고 있고, 그림책 읽기 모임을 하는 분들이 단체로 방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딸기책방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는 아름다운 건축으로 알려진 ‘성공회강화성당’과 ‘철종 생가’, 대규모 방직공장을 카페로 개조한 ‘조양방직’이 있다.    

#제주 소리소문

[사진= 소리소문]

SNS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네책방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제주도의 ‘소리소문’이다. 제주도의 옛 돌집을 개조해 만든 이 책방에서는 미적으로 아름다운 공간을 즐길 수 있으며, 옛 창살 사이로 쏟아지는 따듯한 제주의 햇살을 감상할 수 있다. 
소리소문에는 또한 어떤 책방보다도 많은 스토리가 담겨있다. 부부인 박진희·정도선 공동대표가 책을 매개로 만나 결혼하게 되고, 아내 박씨가 희귀 척추암에 걸린 후 치료를 택하지 않고 세계여행을 떠난 스토리는 『오늘이 마지막은 아닐거야』라는 책에 담겨 소리소문에서 베스트셀러다.
방별로 다른 주제의 도서가 배치되는데, 한 방에는 두 달 주기로 박씨가 직접 벽에 그림을 그려 넣고, 화제를 모은 키워드를 뽑아 해당 키워드와 관련한 도서를 전시한다. ‘작가의 방’에는 작가 한 명을 선정해 한 달 간 해당 작가의 실제 집필실과 같은 공간을 조성하고, 작가의 작품을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책마다 부부가 직접 쓴 책 추천 메모가 있으며, 포장 안에 어떤 책이 담겨 있는지 볼 수 없는 ‘블라인드 북’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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