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코 ‘아무노래’부터 ‘7Books7cover’까지... ‘챌린지’ 열풍
지코 ‘아무노래’부터 ‘7Books7cover’까지... ‘챌린지’ 열풍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2.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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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OZ엔터테인먼트]
[사진=KOZ엔터테인먼트]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챌린지’ 문화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음악, 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즐길 거리로 소비되고 있다.

먼저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지난달 13일 지코가 발표한 신곡 ‘아무노래’의 챌린지. ‘챌린지’(도전)의 의미처럼 유명인들이 지코의 안무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큰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가수 화사와 청하의 챌린지 영상은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그 밖에 이효리, 지석진, 장성규, 강한나, 박신혜 등의 챌린지 영상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일반인들의 동참행렬도 잇따라, ‘#아무노래챌린지’ 해시태그를 단 ‘틱톡’(15초 내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플랫폼) 동영상은 3만여 개, 총 조회 수는 7,940만 회에 달한다. 지코는 방송 출연을 하지 않고도 지상파 음악방송 6관왕, 빌보드 차트 3주 연속 진입, 각종 음원 차트(가온차트/멜론뮤직 등)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챌린지 문화는 외국에서 이미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놀이문화다. 지난해 미국 래퍼 릴 나스 엑스는 앨범 ‘올드 타운 로드’를 발표하면서 카우보이 콘셉트를 활용한 ‘이햐챌린지’(yeehawchallenge)를 펼쳐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 19주간 1위라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챌린지 문화가 주목받게 된 것일까? 답은 진화생물학자 리차드 도킨스가 책 『이기적 유전자』에서 창안한 개념인 ‘밈’(Meme)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도킨스는 “밈의 예에는 곡조, 사상, 표어, 의복의 유행, 단지 만드는 법, 아치 건조법 등이 있다.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 정자나 난자를 운반자로 해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뛰어다니는 것과 같이, 밈도 밈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 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 뇌에서 뇌로 건너다닌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생물학적 유전자에 상응하는 문화적 유전자가 자신을 복제하며 진화한다는 것이다. 문화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식대로 재해석해 표출하면서 주류적 문화 흐름에 동조하고, 그에 따른 재미를 누리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밈은 비단 신규 콘텐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뉴트로’(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에서도 밈의 모습이 엿보인다. 영화 <타짜1>(2006)에서 중간보스로 출연했던 배우 곽철용의 “묻고 더블로 가”, SBS 드라마 <야인시대>(2002)에 김두한 역으로 출연한 배우 김영철의 “4딸라” 대사가 뒤늦게 유행한 데서도 밈의 모습이 엿보인다.

[사진=페이스북]
[사진=페이스북]

이런 모습은 최근 온라인상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도서추천 챌린지에서도 드러난다. 하루에 한권씩 7일간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을 자신의 SNS에 ‘#7Books7covers’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는 것으로 본래 해외에서 유행했던 것이나, 최근 들어 국내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7일간의 책 소개를 마치고 나서는 뒤를 이어 챌린지에 참여할 사람을 공개적으로 지명해,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아이유 인스타그램]
[사진=아이유 인스타그램]

과거 가수 아이유가 비슷한 개념으로 책을 추천한 적이 있는데, 그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자작곡 ‘무릎’을 작사/작곡할 때 참고한 책)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내가 느낀 걸 이렇게 표현했구나’하고 느꼈다고 함) ▲에쿠니 가오리의 『낙하하는 저녁』(블록버스터 소설보다는 이런 일상적인 책이 좋다며 추천) ▲무라카미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무심하면서도 담담한 문체가 좋다고 함) ▲오가와 이토의 『따뜻함을 드세요』(음식 이야기가 취향에 맞았다고 함) ▲사라토리 하루히코의 『니체의 말』(“부끄러워하지 말고, 참지 말고, 사양하지 말고 기뻐하라. 이 인생, 더욱 더 기뻐하라”에 밑줄) ▲공지영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사소한 일상이 모여 삶을 이룬다는 내용의 자전적 에세이로 인터뷰 중 문득 떠올랐다고 함)을 추천했다.

각계각층이 ‘7Books7covers’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공통되게 남긴 말은 “이 챌린지가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하기를 희망합니다.” 그 바람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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