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과 『구름빵』은 다른 문제?” 두 얼굴의 출협
“이상문학상과 『구름빵』은 다른 문제?” 두 얼굴의 출협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2.10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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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철호, 이하 출협)가 출판사의 저작권 양도 요구 관행에 관해 상반된 입장을 취해 논란이다. 최근 논란이 된 이상문학상의 저작권 양도 요구 관행에 대한 태도와 유명 동화작가 백희나의 그림책 『구름빵』의 저작권 양도 계약 논란에 대한 태도가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구름빵』 논란과 이상문학상 논란은 모두 출판사가 일부 작가와 출판권 계약을 체결할 때 저작권까지 양도하는 계약조건을 넣는 관행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작품이 큰 성공을 거뒀지만, 2003년 저작권을 일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백희나 작가는 이후 작품으로부터 발생한 수익을 얻을 수 없었다. 백 작가는 이러한 관행이 불공정하다며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이상문학상 논란 역시 문학사상사가 수상자들에게 수상작 저작권을 3년간 양도받는 관행이 불공정하다는 비판에서 시작됐다.    

출협은 『구름빵』의 저작권 논란에 대해서는 출판사의 편을 들었다. 지난해 12월 6일 『구름빵』 항소심 재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출협은 “출협은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의 취지가 그대로 유지되기를 희망합니다”라며 “원고 측의 주장처럼 문제가 된 저작물의 캐릭터를 원고인 작가에게 돌려준다면 출판사는 치명적 손실을 보게 됩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6일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 『구름빵』에 대한 저작권 침해 소송 항소심에서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제출한 의견서 [사진= 백희나 작가 트위터]

출협은 “(한 권의 책이 제작되는 과정에서) 장기적·단기적 측면에서의 이윤추구와 문화적 기여 등 다양한 고려가 이뤄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나 원고 측의 주장은 이러한 출판사의 불가결한 역할과 기여, 계약방식 차이의 필요성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는 출판산업의 현실과 동떨어진 일일뿐더러 장기적으로 우리 문화예술의 재생산 기반을 무너뜨리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썼다.  

또한 “당연한 것이겠지만 백희나 작가와 한솔교육이 맺은 계약이 무효라고 한다면 그동안 맺어져 있던 출판업계의 수많은 계약이 모두 무효가 되는 것이고 큰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며 “작가 개인의 서운함을 해결해주기 위해서 계약의 실효성까지 부인하는 것은 문제해결의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적었다.

반면, 지난 4일 이상문학상 사태와 관련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출협의 태도는 정반대였다. 출협은 “최근 문학사상사의 이상문학상 저작권 계약을 둘러싼 작가들의 문제 제기로 촉발된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이상문학상과 작품집은 20여년 전부터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서 논란의 대상이었고, 그것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조항이 도입돼 다시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출협은 이 사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에 작가 단체들과 논의해 유의미한 개선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발표한 이상문학상 관련 사태에 대한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입장문 [사진= 대한출판문화협회]

또한 “출협은 일부 출판사의 잘못이나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이 저자의 창조적 산물을 훌륭하게 다듬어 우리의 문화산업에 기여하는 출판사와 수용자인 독자들에게 누를 끼쳐서도 안 된다고 믿는다”며 “사회의 흐름과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낡은 제도나 관행은 고치고 없애야 한다. 출협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작가와 출판사가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만들고 우리의 문학과 출판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적었다.  

백희나 작가는 이에 대해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대한출판문화협회는 『구름빵』 항소심에서 저작권을 작가에게 돌려주면 절대 안 된다고 했었다. 그런데 그 입장을 불과 두 달 만에 바꿨다. 이상문학상 사태에 대해서는 작가의 저작권을 지켜줘야 한단다”며 “그렇다면 기성작가의 권리는 보호받아 마땅하고 신인작가의 권리는 짓밟혀도 좋다는 소리인가?”라고 비판했다. 해당 트윗(트위터에 적은 글)은 10일 기준 트위터에서 2,000여건 리트윗(공유)됐다. 

10일 통화에서 출협 관계자는 “백희나 작가의 주장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는 등의 대응을 안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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