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어떤 책을 읽느냐가 더 중요하다” 국립중앙도서관 2월 사서추천도서
“독서, 어떤 책을 읽느냐가 더 중요하다” 국립중앙도서관 2월 사서추천도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2.04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영국의 저술가 에드윈 팩스톤 후드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읽을 책을 당신이 사귀는 친구만큼이나 주의해서 골라라. 당신의 성격과 습관은 당신의 친구에게서만큼이나 책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책을 고를 수 있을까. 사람을 많이 만나보면 더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는 말처럼, 책 역시 더 많은 책을 접할수록 좋은 책을 고를 가능성도 높아진다. 많은 책을 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한해 출간되는 거의 모든 책이 납본되는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의 힘을 빌려보는 것이 지혜. 매해 6만여종의 신간이 납본되는 국립중앙도서관 2월 사서추천도서를 소개한다.

■ 애쓰다 지친 나를 위해
서덕 지음│넥스트북스 펴냄│256쪽│13,800원

사람은 한평생을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 관계 속에서 남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그 노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를 쓸수록 몸과 마음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걸 모르고 살기도 한다. 저자도 그랬다. 저자는 어느 순간  그러한 삶으로 인해 공황장애와 불안장애를 가지게 된 자신을 마주하고 지금까지의 생을 반추한다.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대신 ‘나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퇴사를 결심한다. 이 책은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기 위해서 나다움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위로할 목적으로 제작됐다. 

책 속 한 문장

“나는 당신이 당신이었으면 좋겠다. 부장이니 어머니니 연인이니 호칭에 당신이 가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나은 직급이나 더 많은 연봉을 위해, 더 나은 무엇이 되기 위해 무리하게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 당신이 좋아하는 소고기를 먹었으면 좋겠다.” <11쪽>

■ 방관시대의 사람들
류전윈 지음│김태성 옮김│글항아리 펴냄│480쪽│15,000원

역사상 가장 빠른 사회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중국 소시민들의 고단한 삶을 저자 특유의 냉정하고 능청스러운 언어로 그려낸 책이다. 주인공 뉴사오리, 관리 리안방, 시골 마을에 다리를 놓는 건설국장 양카이퉈, 시 환경보호국 부국장 마충청 등 서로 다른 계급과 성별을 가진,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네 주인공의 삶이 도미노처럼 얽혀 다양한 삶의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결국에는 남의 일에 관심도 없는, ‘방관시대’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사회를 그려낸다. 

책 속 한 문장 

“작년에 전국을 뒤흔든 사건 모르세요? 어느 성의 성장 얘기 말이에요. 리안방이라고 하던가, 부패와 뇌물 수수로 무기징역형을 받았잖아요. 캉수핑이 바로 그 사람 마누라예요” <467쪽>

■ 감정 폭력
베르너 바르텐스 지음│손희주 옮김│걷는나무 펴냄│268쪽│15,000원

일반적으로 ‘폭력’이라는 말은 주로 상대를 거칠게 제압하는 신체적 폭력을 일컫는다. 그러나 폭력에는 신체적 폭력 외에도 ‘감정 폭력’이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행해지는 보이지 않는 감정 폭력은 그 어떤 신체적 폭력보다 더 우리를 상처받게 할 수 있다. 익명 뒤에 숨은 사이버 폭력, 사랑이라는 가면을 쓴 데이트 폭력,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가정 폭력 등 이 책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문제 중 하나로 ‘감정 폭력’을 꼽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 준다.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감정 폭력으로 인해 병들고 있지는 않은가? 나 역시 감정 폭력의 가해자는 아닐까? 이 책을 통해 자신을 진단해 보는 기회를 가져 보자.

책 속 한 문장

“왜 하필 폭력이라고 표현할까? 폭력이라는 개념은 거칠게 들릴 수 있다. 우리는 때때로 누군가에게 무시 받거나 비난당하고 질책받는다. 이런 일은 살면서 누구나 겪는 일인데 이렇게 심각한 문제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32쪽>

■ 조선 직장인 열전
신동욱 지음│국민출판 펴냄│312쪽│15,000원

이 책은 조선시대 위인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직장인’이었다는 색다른 시각에서 출발한다. ‘조선’이라는 회사의 CEO인 왕과 함께 직장 생활을 해야 했던 위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직장인으로서 배울 점과 자세, 직장 생활의 팁을 제시한다. 
중간관리자로서 소통 전문가였던 황희 정승, 겸손함으로 청백리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스스로 평판을 끌어올린 맹사성, 멈추지 않는 자기 계발을 통해 은퇴 이후 삶을 준비한 이황 등의 이야기는 다른 역사책에서는 볼 수 없던 직장인으로서의 위인들을 만나는 기쁨을 준다. 
누구나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상치 못한 위기에 빠지고, 복잡한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고,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며, 급기야 퇴사를 꿈꾸기도 한다.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조선시대 직장인 선배들이 들려주는 조언에 귀 기울여 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 속 한 문장 

“그 사람도, 나도, 직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46쪽>

■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창비 펴냄│244쪽│15,000원

어떠한 차별도 절대 선량하지 않다. 모순되는 두 단어가 나열된 제목이 눈길을 끈다. 다양한 소수자들의 인권과 차별에 관해 연구해 온 저자는 현장에서 기록한 생생한 사례들과 국내외 최신 연구 등을 토대로 우리 일상에 숨겨진 혐오와 차별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자신이 선량한 시민이라고 믿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 생각 없이 한 말일 뿐이라며 일상 속에서 쉽게 누군가를 조롱하고 멸시한다. “너 ‘결정장애’가 있구나” “공공장소에서 시끄럽더라니 역시 중국인들이었어” “여자들이 원래 수학에 약하잖아” 같은 말들이 전혀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당신도 ‘차별 감수성의 사각지대’에 서 있는지 모른다.
“여러 가지 이유로 차별을 받기도 하고 차별을 하기도 하는 무수한 관계 속에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돌아보고자 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는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모든 사람에게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 속 한 문장 

“유머, 장난, 농담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누군가를 비하함으로써 웃음을 유도하려고 할 때, 그 ‘누군가’는 조롱과 멸시를 당한다. (중략) 우리가 누구를 밟고 웃고 있는지 진지하게 질문해야 하는 이유이다” <91쪽>

■ 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가게에 갈까?
박현선 지음│헤이북스 펴냄│352쪽│16,800원

풍요로운 복지 국가로 알려진 핀란드에는 왜 그렇게 많은 수의 중고 가게가 있는 것일까? 풍족한 삶을 누리는 젊은 세대들이 중고 문화를 거리낌 없이 즐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1990년대 경제 대공황의 시기를 겪은 핀란드에서 자연스레 중고 문화가 탄생했고, 거기에 겸손과 절약이라는 그들의 국민성이 더해져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매김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리고 여기에 끊임없이 생산되고 버려지는 물건 사이에서 환경과 미래를 고민하는 핀란드 사람들의 지혜가 더해져 중고 문화가 하나의 대안으로 공감과 관심을 얻게 됐다.
쉽게 만들고 쉽게 폐기하는 문화, 그에 따른 심각한 환경문제. 핀란드의 중고 문화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메시지를 던져 준다.

책 속 한 문장 

“잘 만들어진 중고물건에 가치를 부여해줄 수 있는 새 주인을 찾아주자. 옷장 안에만 쌓아두지 말고 사랑과 관심으로 그 물건을 잘 쓸 수 있는 누군가에게 넘겨주자.” <188쪽>  

■ 일상, 과학다반사
심혜진 지음│홍익출판사 펴냄│272쪽│15,800원

휴대폰은 정말 추위를 탈까? 흐린 날 우울한 건 단순히 기분 탓일까? 때를 미는 최적의 타이밍은 언제일까? 과학책과 요리책 모으는 게 취미이며, 많은 직종의 직업을 거쳐 마침내 글쓰기에 정착했다는 저자는 과학은 어렵고 전문적이라는 편견을 가진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이 담긴 친근한 소재들을 사용해 과학을 설명하고 독자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선물한다. 
평소 궁금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일상을 소재로 한 편 한 편 짤막하게 구성된 과학 이야기를 통해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 담겨 있는 과학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려 보자. 

책 속 한 문장  

“살충제가 사람 몸에도 좋지 않으니 모기약을 뿌리긴 싫고, 그렇다고 모기 때문에 밤잠을 포기할 수도, 모기가 덜 나오는 곳으로 이사 갈 수도, 모기 때문에 한쪽 눈만 라식수술을 할 수도 없는 일. 해결책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93쪽>

■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네이딘 버크 해리스 지음│정지인 옮김│심심 펴냄│450쪽│19,800원

어린 시절의 부정적 경험은 정신 건강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치유되지 않은 아동기의 불행은 성인이 된 후 자녀에게까지 대물림될 수 있다. 소아과의사인 저자는 심리 분야의 ‘트라우마’ ‘스트레스’를 의학과 연결해 아동기에 겪은 유독성 스트레스가 성인기에 심장병, 암, 자가면역질환 등 질병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설명한다. 또한 아동기에 겪은 학대, 방임, 폭력, 부모의 이혼, 빈곤 등의 부정적 경험이 빈곤지역 및 특정 인종, 특정 직업군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광범위하게 일어날 수 있는 ‘우리들’의 일임을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아동기의 부정적인 경험과 스트레스가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그것을 치유하는 방법까지 알아가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부정적 아동기 경험 지수를 스스로 체크해 볼 수 있는 ACE지수 관련 자료도 부록으로 마련돼 있다.

책 속 한 문장
 
“만약 어떤 아이가 스트레스가 지역적으로 심각한 환경에서 자라더라도 이를 잘 보듬는 건강한 양육자가 있다면 유독성 스트레스 범위가 아니라 견딜 만한 스트레스 범위에 머물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281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