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칼럼] 지금 아니면 미래는 없다.
[박흥식 칼럼] 지금 아니면 미래는 없다.
  • 박흥식 논설위원
  • 승인 2020.02.0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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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논설위원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박흥식 논설위원
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독서신문] 벌써 2월입니다. 새해가 시작되고 한 달이 지나갔습니다. 당신이 결심한 년 초의 계획은 오늘 잘 이행되고 있는지요? 혹시 계획만 하고 실행을 미루고 있지나 않으신지 질문드립니다.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비만 여성 25명을 대상으로 작은 실험이 이뤄졌습니다. 실험 전 참여대상들에 대해 살을 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그리고 얼마나 많이 뺄 수 있을지, 먼저 물었습니다. 그리고 6개월 후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자신이 살을 잘 뺄 것이라고 확신하고 맛난 도넛 접시를 자신 있게 외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살이 덜 빠졌습니다. 살을 뺀 후 본인 매력에 대해 유난히 높은 점수를 주고 날씬한 모습으로 거리를 활보할 것이라 상상했던 사람들은 체중 감량에 실패했습니다.

그들은 살을 빼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10여kg이나 덜 빠졌습니다. 이 실험은 낙관론의 함정에 관한 실험으로,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라 생각한 사람들이 오히려 살이 덜 빠졌으며, 이유는 노력 부족 때문이었습니다. 살을 뺀 모습에 몰입할수록 이미 체중 감량이 된 것 같은 위안을 받은 참가자들은 시작부터 해이해졌습니다. 반면 살이 잘 안 빠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기를 써서 독하게 살을 뺐습니다. 행동의 뒷받침 없는 낙관적 사고의 역설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사람 중에서 또 다른 문제 한 가지가 있습니다. 지나친 낙관론과 함께 다른 문제는 미루는 습관입니다. 미루는 태도는 게으름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양한 일들을 미룹니다. 숙제를 미루고, 청소를 미루며, 운동을 미룹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루는 습관을 버리라는 주제의 칼럼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일을 미루다 예정보다 이틀이 지나서야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일단 목표를 세우면 미루지 않고 실행에 옮겨야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미루는 버릇은 쉽고 즐거운 일을 하면서 중요하고 덜 즐거운 일을 뒤로 넘기게 만듭니다. 이메일, 트위터, 페이스북, 음식, TV 시청 같은 것들이 일을 미루는 좋은 핑곗거리입니다.

조셉 페라리 미국 드폴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전미심리학회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우리는 모두 일을 미루는 버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인 중 20%는 고질적으로 일을 미룹니다. 집, 직장, 학교, 대인관계에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꾸물거립니다. 20%라는 수치는 널리 알려진 우울증이나 공포증에 걸린 사람들보다 많습니다.” 이처럼 혹시 일을 미루는 것이 우리 모두의 삶의 방식이 돼버린 것이 아닐까요?

미루는 버릇을 확실하게 물리치려면 우선 그 본질을 이해해야 합니다. 일을 미루는 이유는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동기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목표를 정하거나 과제 목록을 만들 때 미래에 느낄 감정에 대비해 현재에 느끼는 감정이 지니는 힘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무언가를 이루기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미래는 보장될 수 없습니다. 하루에 몇 분만이라도 작심한 목표에 도전하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행동해보면 당신의 인생은 달라질 것입니다.

특히 ‘최초의 행동’은 작심삼일을 작심 삼 년으로 더 나아가 평생을 위해 나를 성장시키는 의지의 에너지입니다. 최초행동을 시작했다면, 다음은 그 작은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기를 자신에게 독려 바랍니다.

“당신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한다면 온 우주가 당신의 소망이 이뤄지도록 도와줄 것이다.”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연금술사』에 나오는 이 대사처럼 우리는 긍정과 소망의 파워에 무한대 신뢰를 보여왔습니다.

일단 꿈을 꾸고 그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면 이미 꿈은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긍정적 사고는 개척자 정신과 마찬가지로 개인 인생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한 것으로 믿어졌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은 긍정적 사고만으로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낙관과 함께 도전에 따르는 장애물과 방해를 극복하는 노력이 투입돼야 합니다.

또한, 자기 소망이 이뤄질 가능성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하고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선 어느 정도 노력이 투입돼야 하는지도 알아냅니다.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실제 목표 달성에 성공한 사례엔 실현 가능한 기대와 가능성을 신뢰하는 역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의 대가인 뉴욕대 가브리엘 외팅겐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장밋빛 미래만을 생각하는 낙관적 사고는 역설적으로 목표 달성에 해롭다. 리더라면 구성원들에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선 희망을 제시한 후 반드시 장애물도 함께 강조해야 한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소망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소망이 이루어지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선 아무 걱정 없이 잘될 것이란 낙관이 오히려 목표 달성을 방해합니다. 그것은 불확실한 환상에 안주하기 때문입니다.

미래에 어떤 일이 꼭 일어날 것이라고 꿈꾸면 자기도 모르게 그 일이 이미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판타지가 생깁니다. 그러다 보면 목표 달성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노력을 게을리하게 됩니다. 결국, 노력 부족으로 소망은 이뤄지지 않고 좌절과 실망에 빠지고 맙니다.

그렇다면 긍정적 사고를 하면서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자기 소망을 장밋빛으로 생각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는 반드시 차가운 현실적 여건을 생각해야 합니다. 꿈을 생각하고 난 후에 장애물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이것을 ’정신적 대비(Mental contrasting)’라고 합니다. 정신적 대비는 간절한 목표에 대한 소망을 간직하면서도 장애물에 도전하는 수고와 노력을 감수하게 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노력은 현재의 순간에 우리를 방해하는 자신과 싸워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루는 버릇을 확실하게 물리치는 것입니다. 지금이 아니면 우리에게 결코 미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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