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노성열 과학전문기자의 『AI 시대, 내 일의 내일』
[책 속 명문장] 노성열 과학전문기자의 『AI 시대, 내 일의 내일』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2.01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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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인공지능(AI)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해 인간 뇌의 디지털 쌍둥이라 할 수 있다. (중략) 이 아기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직 매우 제한적이지만, 더 성장하면 우리와 생김새만 조금 다른 이란성 쌍둥이 형제가 될 확률이 높다. 왜 AI인가? 자연의 최적(natural optimization)이기 때문이다. 자유시장 원칙은 과학·철학 등 학문의 세계라고 해서 빗겨 가지 않는다. 숱한 아이디어 중에서 최고로 가치 있는 아이디어가 살아남도록 걸러주는 자연선택 작용을 하는 것이다. 딥러닝도 여러 개의 은닉층 간 목표치 근접 경쟁으로 최적화를 이룬다. 가장 우수할 수밖에 없다. AI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아이를 기르듯, 애정을 갖고 관찰하면서 스스로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 필요할 때는 윤리와 법의 큰 훈육 기준만 제시하도록 하자. (중략)

나는 2019년 한 해를 AI로 지새웠다. 2019년 2월부터 8월까지 반년 동안 ‘인공지능 최전선’ 시리즈 기사를 취재하느라 전국 방방곡곡을 그리고 미국과 유럽을 자동차로, 기차로, 비행기로 넘나들었다. 공부하는 연구자의 자세도 가졌지만 기본적으로 저널리스트의 현장 본능을 따랐다. 묻고, 확인하고, 다시 한번 의심했다. (중략) 

책의 구성을 보면 1장 법률에서부터 8장 인공지능 윤리까지, 각 분야의 인공지능 지식을 총망라하고자 노력했다. 평생 한 분야 연구에 종사해온 학자의 눈으로 보면 엉성할 수 있겠지만 전문가와 대중을 잇는 언론의 소임을 다하는 데 만족하겠다. 5장에서 정치 AI와 군사(안보·무기) AI를 나누지 않고 한데 묶은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정치 AI라고 할 만한 것은 아직 사례가 많지 않다. 디지털 민주주의와 블록체인 민주주의는 비교적 현장 스토리를 찾기 쉬웠다. 하지만 핀테크와 금융 AI를 구분했듯, ‘디지털 민주주의 = 정치 AI’라고는 말할 수 없다. 앞으로의 개발과 활용 가능성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둘째, 군사 AI는 국가기밀급 보안 문건이 대부분이라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기관이 많았다. 30년 경력의 노하우를 총동원해 국내외 사례를 모았으나 흡족할 만한 양과 질의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아쉽지만 비공개 민감 정보를 포함해서 보다 깊숙한 내용을 다음 기회에 보완할 것을 약속한다. 

예술과 스포츠 분야도 하나로 묶었다. 두 분야의 AI가 모두 막 현장에서 쓰이기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예술 AI는 기계 실업 공포에 시달리는 인류에게 마지막 남은 창의성의 무기까지 뺏어 갈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최근 관심이 높아졌다. (중략) 

언론과 교육, 마케팅 분야의 AI도 보급현황도 하나의 장에 묶었다. 알고리즘에 비판적 잣대를 들이대고 감시하는 일은 AI 시대 언론의 또 다른 책무로 떠올랐다. 교육이 AI에 의해 가장 많이 변하게 될 직역임은 틀림없다. 지능과 지식의 정의가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근대시민, 대중사회의 성실한 일꾼을 양성하기 위해 설계된 현대 교육의 기본 틀은 송두리째 흔들릴 것으로 예견된다. (중략) 

더 나아가 ‘~하는 게 바람직하다’라는 윤리적·철학적 방향 설정뿐 아니라, 현실사회에서 다른 존재들과 잘 어울려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는 제도적·법적 의무를 준수하도록 요구받는다. 법과 제도는 AI를 인간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하면서 기존 규범과 통일성·일관성을 갖게 하는 교량 역할을 한다. 좀 딱딱하지만, AI 지식 중 가장 근본적이고도 중요한 AI 법·제도를 일별하는 것으로 말미를 장식했다. 자, 그럼 다가올 AI 시대에 대한 맛보기를 시작해보자. <12~15쪽>

『AI 시대, 내 일의 내일』
노성열 지음│동아시아 펴냄│328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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