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청소년책의해, 부족했던 2018책의해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2020청소년책의해, 부족했던 2018책의해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1.30 17:26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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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수 2020청소년책의해네트워크 실행위원장(하단 좌측 첫 번째) 및 상임실행위원.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30일 서울 종로구 한 소극장에서 ‘2020청소년책의해’(이하 청소년책의해)의 시작을 알리는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요점은 ‘2020청소년책의해네트워크’(실행위원장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라는 민간단체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5억원을 국고 지원해 학년이 오를수록 저조해져 가는 청소년 독서율을 끌어올려보겠다는 것. 그런데 어째 총 35억원(국고 예산 20억원+포털 사이트 네이버 지원금 15억)을 지원받고도 그다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난 ‘2018책의해’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 같다.      

일단 홍보가 문제였다. 올해가 청소년책의해라는 사실 자체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대부분의 기자들조차 올해가 청소년책의해라는 사실을 기자 간담회 일주일 전에 짤막한 메일을 통해 알았다. 기자 간담회의 규모 역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이번 기자 간담회는 마이크를 켜지 않아도 목소리가 들릴 정도의 소극장에서 기자들을 포함해 20여명이 모여 단출하게 진행됐다. 지난 2018책의해 기자 간담회가 책과 관련한 각종 단체들을 모아놓고 성대하게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는데, 이정도 홍보라면 추후 출판계를 비롯한 일반 대중들의 호응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정부 인사는 문체부 미디어정책국 주무관 한 명. 상대적으로 적은 지원을 했기 때문일까. 도종환 전 장관이 축사를 하는 등 고위급 인사가 대거 참석한 2018년에 비해 문체부는 썩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올해 청소년책의해를 문체부가 지정한 것이냐”라는 질문에 주무관은 “정부가 지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간담회 질의응답 시간에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이번 청소년책의해 지정은 물론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있어 문체부의 영향과 책임이 있음은 자명하다. 간담회가 끝나고 주무관은 “2018 책의해의 연장선상에서 2019년 자문위원회를 꾸렸고, 자문위원회에서 청소년책의해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지난해 민간에서 독서문화진흥과 관련해 가장 주도적으로 활동했던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을 중심으로 2020청소년책의해네트워크가 조직됐고, 문체부가 이를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청소년책의해네트워크의 향후 업무계획에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질의응답 시간에 “사무실은 있는지, 그리고 열두명의 실행위원이 만나는 빈도는 어떻게 되는지?”라고 묻자 안찬수 위원장은 “위원들은 SNS로 매일같이 소통하고 있으며, 직접적인 만남 장소는 대학로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사무실이며, 만남 횟수는 한 달에 한두 번일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2월부터 만남을 시작한다면 많아야 총 스물두 번의 만남이 이뤄지는 것이다. 만남의 횟수가 절대적 가치는 아니지만 최대 스물두 번의 만남을 통해 ▲청소년 책 추천 홈페이지 ‘bookteen.net’을 만들어 운영하고 ▲청소년들이 직접 선정하는 청소년문학상을 추진하며 ▲전국 각지에서 청소년 북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청소년의 독서 관련 동영상 제작을 지원하며 ▲방송국, 언론사 등을 통해 공익 캠페인을 벌여 청소년 독서문화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며 ▲소년원생들에게 독서 경험을 제공하고 ▲청소년 독서문화 조사 연구를 하며 청소년 책 포럼을 여는 일을 하는데 현실적 어려움은 없을까. 지난 2018책의해 역시 책과 관련한 영상 제작을 지원하고 포럼을 여는 등의 다양한 행사를 했으나 참여자가 저조하고 파급력도 낮았다는 점은 굳이 묻지 않았다.

참신한 시도들이 있지만, 이 시도들이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청소년 책 추천 홈페이지를 만들어 청소년들을 위해 아홉 명의 전문 필진이 연간 200여 건의 북큐레이션을 제공할 예정인데, 이는 청소년 독서문화와 관련한 플랫폼을 만든다는 점에서 단발성이 아닌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또한, 청소년들이 직접 선정하는 청소년문학상을 추진하는 것도 전과는 다른 시도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시도를 청소년의 실질적인 호응을 이끌어낼 주체인 학교와 연결할 구체적인 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올해는 청소년책의해다.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독서활동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하니 청소년 독서문화는 더욱 침체할 위기에 놓여있다. 그렇기에 청소년 독서문화 진흥 운동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부디 안 하니만 못한 2020청소년책의해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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