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일본은 왜 역사 반성을 못할까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
[책 속 명문장] 일본은 왜 역사 반성을 못할까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1.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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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일본 메이지유신 전후에 등장한 폭력적인 근대화 사상을 계승해 온 한국의 친일파들은 일본의 패전 이후 숙청되기는커녕, 정작 패전한 일본 땅에서는 맥을 못 추던 역사수정주의를 한국의 군부·보수정권의 비호 아래 계속해서 주장해왔다.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 정복』은 일본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이 식민지배에 대한 거짓과 과장에서 기인한다고 말하는 『반일 종족주의』의 주장이 사실은 일본 식민지배의 실상을 은폐하고 미화해온 결과라는 것을 밝혀낸다. 또한 최근의 한일 양국에서 보이는 『반일 종족주의』의 수요 현상이 결코 실체가 아니라, 일본에서 패배한 역사수정주의가 한국에 수출된 뒤 일본 자본에 의해 다시 역수입돼 일본 역사수정주의 부활에 이용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려고 한다. <20쪽> 

2019년은 야스쿠니 신사 창립 150주년이었습니다. 2018년은 메이지유신 150주년이었으니 일본의 근대 천황제, 야스쿠니, 메이지 유신이 모두 1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일본 사람들조차 야스쿠니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일본 수상이 야스쿠니에 가는 것을 한국과 중국에서 엄청나게 반대하는데도 많은 일본 사람들이 참배를 지지하는 것은 야스쿠니를 잘 모른다는 증거 중 하나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종교의 자유가 있는데, 일본 수상이 종교적 신념에 따라 야스쿠니에 가는 것이 왜 문제인가. 미국 대통령이 일요일에 교회에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또 '한국이 현충원, 미국이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자기 나라 유공자들을 추도하는 것처럼 일본도 국가를 위해서 죽은 병사들을 추도하는 것뿐인데 왜 잘못됐는가' 하고 따지기도 합니다. 일본의 젊은 층 중에 이러한 의문을 가진 이들이 많은데, 야스쿠니가 어떤 곳인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고, 또 학교에서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의문을 나타내는 건 어쩌면 당연합니다. <52쪽> 

일본 우익을 공부할 때는 두려움 같은 게 느껴집니다. 1800년대를 보면 한국은 전혀 근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은 조슈나 사쓰마라는 우리로 치면 포항이나 영덕 같은 곳에서 서른 살 남짓한 사람들이 전 세계를 내다보며 전략을 세우고 일본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시아는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고민했습니다. (중략) 미군 장교들만 하더라도 한국전쟁에서 아들이 전사한 경우가 30여 건이나 있는데, 한국 장군이나 장관 아들 중 한국전쟁에서 죽은 사람은 아버지 몰래 참전했다 전사한 한명밖에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희생이 없었다는 것이 한국 우파의 못난 점입니다. 희생이 없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우리 우익이 친일파에서 나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주인이 아니고 앞잡이였으니까요. <94~95쪽> 

일본 우익의 자학사관은 어느 나라나 역사교육에서 자기 나라에 대해 자부심을 갖도록 교육해야 하는데 일본은 패전 이후 미국이 교육을 장악하면서 일본이 잘못하고 나쁜 짓 한 사실만 가르치고 있다며 문제제기를 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일본에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데 교육 현장에서 일본은 절대악으로 묘사돼 있다는 것이죠. 제2차 세계대전은 제국주의 전쟁이었는데, 미국이나 일본이나 똑같은 제국주의 국가였고 어디 일본만 나쁜 짓을 했느냐고 문제제기를 하기도 합니다. 일본이 좋은 일 한 것도 가르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균형 있게 역사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지요. 그래서 일본의 학부모들도 앞서 언급한 니시오 간지의 『국민의 역사』를 많이 사 봤는데, 보고 난 다음에는 뜨악했습니다. 그럴듯한 줄 알았더니 완전히 전쟁을 미화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166~167쪽>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
이영채 지음 | 창비 펴냄│288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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