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남한산성. 책과 영화로도 잘 알려진 이 고유명사는 사실 ‘남한산성’ 그 자체가 가장 유명하다. 북한산성과 더불어 서울의 남북지역을 지키는 산성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이 책에는 ‘남한산성을 만들고 지켜 온 사람들’과 현재 ‘남한산성을 지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일명 ‘성벽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남한산성은 주지하다시피 세계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 책을 통해 남산산성의 이모저모를 천천히 산책해보자.
몽촌토성에서 본 남한산성. 몽촌토성도 백제 초기 왕성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몽촌토성 망월봉에서는 남한산성이 보인다. 구름 아래 남한산이 마치 성벽처럼 보인다.<18쪽>
그렇게 하여 지은 절이 남한산성 팔도 사찰인데 동문에 장경사와 망월사, 북문에 옥정사, 서문에 국청사와 천주사, 남문에 남단사와 한흥사와 개원사를 두었다. 개원사는 도총섭 벽암이 머물면서 축성을 지휘하는 본영 역할을 하였다. 이때 지은 절은 성이 완성되고 나서는 화약과 병기를 보관하는 무기고이자 군량미 저장고가 되었다. 물론 승군들이 상주하였다. 뒷날 숙종 때 외성인 봉암성을 수축하고 그 안에 동리마를 하나 더 지어 남한산성 안 절은 아홉 개가 된다.<72쪽>
석혜환은 열아홉 살 때 남한산성 북문 밖 맹가네 집에서 받았던 충격을 되새겼다. 사람이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좋은 방법은 공산주의라고 생각했다. 공동 생산을 통한 공동 분배, 석혜환은 자연이 준 생산물을 누군가 독차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공산주의 이론에 깊이 매료된 석혜환은 힘차게 공산당협의회 일을 해 나갔다. 광주뿐 아니라 안양, 노량진, 영등포 등에까지 활동 공간을 넓혔다.<139~140쪽>
서산대사 휴정, 사명당 유정, 벽암 각성은 모두 조선 시대 도총섭으로 승군을 이끌고 나라를 지킨 승려들이었다. 만해는 그 전통을 이어받아 망해 버린 나라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더구나 남한산성은 벽암 각성 대사가 승려들을 이끌고 쌓은 성이었다. 이보다 더 좋은 입지가 어디 있단 말인가. 마침내 전보삼은 남한산성으로 들어와 만해기념관을 열었다. 1990년이었고 30평짜리 슬레이트 집을 세 얻어 살기 시작했다. 물론 그 작은 집에 만해기념관이라고 소박하게 쓴 간판도 내걸었다.<165~166쪽>
『남한산성을 지킨 사람들』
장주식 지음│현북스 펴냄│196쪽│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