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지식] 왜 비쌀수록 더 잘 팔릴까?
[조환묵의 3분 지식] 왜 비쌀수록 더 잘 팔릴까?
  • 조환묵 작가
  • 승인 2020.01.2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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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블런 효과와 VVIP 마케팅
[사진= 연합뉴스]

[독서신문]

‘샤넬, 새해 또 가격 인상’
‘프라다, 인기 제품 3~4% 올렸다’
‘디올, 일부 품목 가격 8% 인상’

해외 명품 브랜드는 매년 연말연초가 되면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샤넬은 작년 11월 가격 인상에 이어 두 달 만에 새해 벽두부터 가격을 또 올렸다. 명품에는 불황이 없다. 가격을 올리면 더 잘 팔린다. 경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샤넬’과 ‘재테크’가 혼합된 ‘샤테크’라는 말이 생겼을까.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샤넬 백을 사놓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올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샤넬 백을 사가지고 돌아와 우리나라에서 되팔면 여행 경비쯤은 충분히 뽑고도 남는다고 한다. 더욱이 요즘 밀레니얼 세대인 젊은 층의 명품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도 명품 수요가 줄어들 일은 없을 것 같다.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평론가인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Veblen)은 1899년에 출간한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에서 “유한계급, 즉 상류계층의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자각 없이 행해진다”고 주장하면서 “과시적 소비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강조했다. 

베블런이 살았던 19세기말 당시에는 노동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이 선망의 대상이 아니었다. 오히려 한 방울의 땀도 흘리지 않고 큰 재산을 얻은 사람이 선망과 존경의 대상이었다. 이들이 바로 상속으로 최고의 부유층이 된 유한계급(Leisure Class)이다. 이들은 초호화 주택에서 살면서 생산을 위한 노동을 하지 않고 자신의 우월한 사회적 신분을 상기시킬 수 있는 무도회나 음악회 같은 과시용 행사를 즐기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들은 생활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부를 만인의 눈앞에서 입증하는 수단으로 소비를 선택한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가치가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가치를 결정한다.’ 그래서 값이 비쌀수록 수요도 늘어난다. 이러한 현상을 일컬어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라고 한다.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마케팅은 베블런 효과를 근거로 하는 마케팅 활동이다. 80/20의 법칙을 근거로 백화점이 상위 20%의 고객에게 VIP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VVIP 마케팅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상위 20%의 고객 중에서도 1%에 해당하는 VVIP를 잡기 위한 마케팅이다.

VVIP 고객은 소비 침체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지속적 소비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백화점 업계는 최상위 고객을 위한 파격적 VVIP 마케팅을 벌인다. 백화점의 영업시간이 종료된 후에 소수의 VVIP만을 초청하여 그들만을 위한 전용 쇼핑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하거나, 단 한 명의 고객을 위해 화려한 패션쇼를 열어 하룻밤 사이에 수억 원어치의 고가 의상을 판매하기도 한다. 

최상위층 VVIP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귀족시장은 경기에 상관없이 늘 호황을 누린다. 혹자는 이들의 엄청난 소비성향 때문에 물질문명과 문화의 수준이 높아지는 긍정적 면이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부자가 사라지지 않는 한 명품 브랜드의 VVIP 마케팅은 더욱 진화할 것이다.

(출처: 『직장인 3분 지식』)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대표컨설턴트.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실용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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