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설날 ‘명절 오지랖’, 이렇게 튕겨내자
2020년 설날 ‘명절 오지랖’, 이렇게 튕겨내자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1.25 0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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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명절(名節). “해마다 일정하게 지켜 즐기거나 기념하는 날”을 말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특히 젊은 세대에게 명절은 마음 놓고 즐기거나 기념할 수 있는 날이 아닌 피곤하고 성가신 날이 됐다. 바로 ‘어른들의 오지랖’ 때문이다.

새해의 시작을 축복하는 설날 역시 마찬가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는데, 어른들의 무차별적인 질문 폭격은 도저히 즐길 수가 없다. ‘어느 학교 붙었니?’ ‘취업은 언제 하니?’ ‘만나는 사람은 있니?’ 점점 숨이 막혀온다.

상대의 ‘침묵’을 배려하고 존중하자. 그 침묵이 당사자에겐 상처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웬만하면 묻지 말자. 그럼에도 이를 무시하고 ‘안부’라는 미명 아래 상대의 마음을 헤집는 말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설 차례상 주위로 꼬리에 꼬리를 문다. 명절 오지랖. 작가들은 어떻게 극복했을까?

책 『제가 알아서 할게요』의 저자 박은지는 “결혼에 조언은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는 “연애는 했지만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딱히 비혼주의자는 아니었고, ‘결혼은 미친 짓’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가졌던 것도 아니다. 다만 엄마에게조차 이기적이라고 평가받는 아량 부족한 성격으로 누군가를 삶에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의문스러웠다”고 말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결혼이라는 엄청난 결정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지, 의구심이 자꾸만 생겼던 이유는 나 혼자의 삶도 꽤 만족스러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누굴 사랑하면 바라게 되고, 기대하게 되고, 실망하고, 그로 인해 삶이 뒤흔들린다”고 말한다.

이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연습을 해야 선택한 길을 휘청거리지 않고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모두가 걸어간 길이라도 내게는 맞지 않는 방향일지 모른다. 물론 세상엔 타협해야 할 일도, 양보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무언가를 선택할 때는 그 이유를 내가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또 가능한 한 책임질 수 있는 선택만을 하며 살고 싶다”고 말한다.

책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면 왜 안돼요?』의 저자 정제희 역시 누군가의 말에 동요하거나 대세에 편승하는 것이 아닌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 잡기’를 강조한다. 그는 “중요한 점은 붐이나 유행에 휩쓸리지 말고 환경이 변해도 지속할 수 있도록 중심을 잡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남들 다 하는 게 정답은 아니다. 진짜 중요한 건 요령을 부리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라며 “누구나 자기만의 속도가 있으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용기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책 『이미 애쓰고 있는데 힘내라니요?』의 저자 이소연은 인생의 오지라퍼들을 상큼하게 퇴치하는 법으로 ‘그러니까 뭐, 어쩌라고!’의 정신을 강조한다. 그는 “내게 남은 힘이 얼마인지, 내 힘을 어떻게 잘 쓸 수 있는지, 내가 언제쯤 일어나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나다. 그리고 자주 잊곤 하지만, 내 인생의 유일하고 확고한 운전자는 바로 나 자신이다.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는 오직 나에게 달려 있다”고 말한다.

이어 “내 삶에 끼어들어 이러쿵저러쿵 나를 흔들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정색하고 ‘힘 안 내면 어떻게 되는데요?’라고 할지, 크게 웃고 넘어갈지, 정중하게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고 할지, 그것 또한 내 방식대로, 내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며 “우리에겐 ‘어쩌라고’의 정신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말처럼 언제라도 나는 내가 내킬 때 힘낼 수 있고, 꼭 지금 파이팅할 필요는 없으며, 내 인생의 주도권은 내가 가지고 있다는 점만 기억하고 있으면 된다. 누군가 당신의 삶에 방향지시등을 켜고 끼어드는가? 그렇다면 자신만의 화법으로 “그건 내 방식이 아니야”라고 말하자.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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