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디자인의 역사와 개념 『아빠, 디자인이 뭐예요』
[책 속 명문장] 디자인의 역사와 개념 『아빠, 디자인이 뭐예요』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1.24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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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시간이 갈수록 디자인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요즘은 디자인을 직접 만드는 디자이너만이 아니라 경영자, 기획자, 사용자 등 모두 디자인의 주체로 여겨진다. 디자인에 참여하는 사람을 디자이너라고 부른다면 사실상 모든 참여자를 디자이너로 간주한다. 이런 상황에서 디자인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는 노력은 상당히 유용하고 유리하다. 우리는 디자인에 대해 더 많이 대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고, 더 좋은 디자인을 선택함으로써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7~8쪽>

디자인(design)은 명사이자 동사다. 어떤 대상이 디자인된 상태를 가리킬 때는 명사로 쓰이고, 디자인하는 과정을 말할 때는 동사로 쓰인다. 그래픽디자인에서 대표적 명사로서의 디자인은 책, 그림, 사진 같은 기록 매체의 형태로 나타난다. 순수예술이 그림과 조각을 통해 감성을 기록한다면 성서나 철학서 등은 문자로 이성을 기록한다. 인간이 기록에 집착하는 것은 소통을 위해서다. 이 소통 과정이 바로 동사로서의 디자인이다. 15세기 유럽에서 금속활자와 인쇄기술이 발명되면서 소통의 범위가 급격히 늘어나고 내용도 깊어졌다. 그리고 현대 디자인에 이르러 그림과 글, 감성과 이성을 동시에 다루게 됐다. 예술과 디자인이 존재하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아마도 소통일 것이다.<28쪽>

현대 산업 디자인은 대량생산에 바탕을 두고 있다. 마르크스는 자본가가 ‘목숨을 건 도약’을 한다고 했다. 즉 많이 만들면 반드시 팔아야 한다. 그래서 대량생산에는 대량소비가 요구된다. 자본가는 더 많이 만들고 더 많이 팔려고 다양한 방법을 고안했다. 그중 대표적인 방법이 ‘계획적 폐기’ ‘상징적 폐기’다. 계획적 폐기란 기능을 개선해서 기존 제품을 진부하게 만드는 것이다. 상징적 폐기는 유행을 진부하게 만들어 새로운 유행을 유도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제품 혁신과 광고를 통해 이 폐기에 동참해왔다. 그 덕분에 디자인은 양적, 질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사회를 혁신하려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자본가가 경영을 혁신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58쪽>

산업자본주의가 낳은 가장 큰 폐해는 환경파괴다. 수많은 산업 쓰레기가 땅과 바다, 하늘을 뒤덮고 있다. 오염된 환경은 인간과 동물, 식물의 생존을 위협한다. 인류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환경을 고려한 에코 디자인과 그린 디자인 개념이 등장한다. 다소 극단적인 에코 디자인은 본질적으로 인간 문명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다. 온건한 그린 디자인은 이런 결과를 초래한 과시적 자본주의를 반성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린’은 환경만이 아니라 평화와 다양성의 상징이다. 20세기 후반 환경과 평화, 인종, 여성 문제 등이 부각됐고 ‘그린’은 디자인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됐다.<86쪽>

『아빠, 디자인이 뭐예요』
윤여경 글│이봉섭 구성‧그림│이숲 펴냄│128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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