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공정’이 화두인 시대다. 그것은 당연하게도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아서일 것이다. 절차적 정의와 공정을 지키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의 신임을 배반했다는 이유로 탄핵당했다. 이후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측근의 ‘공정하지 못한 처사’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경우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적어도 ‘공정의 문제’는 정파나 진영의 논리가 아닌 상식과 정의의 문제로 직시해야 하지만 정치 사회는 갈등과 반목만이 난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은 피로하다.
공정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책 『평등 헤아리는 마음의 이름』의 저자 오준호는 “다원적 사회에서 구현하는 정의는 순수 절차적 정의이다. 다원적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가진 다양한 가치 기준 중에 어느 하나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 그러므로 평등하고 합리적인 시민들이 공정한 절차를 거쳐 합의한 내용, 그러한 분배 방식이 바로 정의 원칙이다. 이를 ‘공정으로서의 정의’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최종적인 정의 원칙은 바로 ‘각자는 기본적 자유를 평등하게 누려야 한다.’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은 공정한 기회균등의 조건 아래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의 이득이 될 때 허용된다’이다. 첫 번째는 ‘평등한 기본적 자유’를 강조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차등의 원칙’이다.
저자의 말처럼 사회적 기본 가치의 분배는 사회에서 어떤 지위나 직업을 가지느냐와 관련이 있으므로, 그 지위나 직업은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개방돼야 하고 경쟁에 참여할 기회도 실질적으로 동등하게 주어져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을 때, 우리 사회는 ‘불공정’의 늪으로 맥없이 추락하게 된다.
결국 작은 실천이 먼저다. 저자는 “주변의 작은 문제들부터 ‘평등하고 정의로운 규칙’을 합의해 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평등한 시민들이 공정한 절차에 따라 합의하는 것이 공정한 규칙”이다.
공정은 그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책을 통해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주요 개념들을 정리하며 진정한 공정에 이를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해보자.
『평등 헤아리는 마음의 이름』
오준호 지음│생각과느낌 펴냄│184면│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