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칼럼] 나는 좋은 사람인가?
[박흥식 칼럼] 나는 좋은 사람인가?
  • 박흥식 논설위원
  • 승인 2020.01.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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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논설위원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박흥식 논설위원
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독서신문] 세상의 모든 사람, 대상과 사건에 대해 선악 혹은 호불호 이분법은 일단 피하고 볼 일이다. 지인의 블로그와 뉴스 기사를 접하며, 타인의 의견과 태도에 대해 일단 나의 판단을 유보하고 좀 더 사태의 원인과 결과를 따져보기로 했다. 세상에는 많은 영웅과 선한 사람이 존재한다. 하지만 수많은 간신들과 악한 사람도 발견된다.

그렇다면 내가 지지하는 유명인은 다 좋은 사람인가? 그리고 지금 사회를 이끄는 정치인이나 각계의 지도자들은 신뢰받고 존경받는 인물인가? 사회단체나 언론은 과연 중립적이고 정의로우며 선의와 공정의 태도를 가졌는가? 문득 이런 의문을 던져본다. 진보 혹은 보수요 하는 개인, 지식과 언변으로 무장한 논객들, 권력과 힘을 가진 특권층의 사람들, 그들 모두 개인 영달과 집단 이기주의에 물든 표리부동한 한사람일 뿐 아닌지 살펴보자.

선악 판단과 지지와 거부의 이분법 결론 내리기는 당분간 계속 유보하기로 했다. 얼마 전 폴리패서 정치지도자 한 사람의 정부 고위직 임명과 가족의 사회적 일탈 문제로 한국 사회가 극단적인 대립과 내분을 겪었고, 최근에는 한 유명 외상 외과 의사와 병원장의 갈등 문제로 한쪽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이 대립되는 사태를 바라보며 내린 결론이다.

타인의 비판에 앞서 먼저 나는 좋은 사람인가? 자신에게 질문해보면 어떨까? 숫파니파타는 이렇게 가르쳐준다. “말과 행동과 생각하는 바가 그 누구에게도 거슬리지 않는 사람, 남들이 존경해도 우쭐대지 않고 교만하지 않은 사람, 남들이 비난해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주변 환경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하지만 중심이 잡혀있는 사람은 아무리 환경이 변한다 해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공자의 논어에서는 군자의 됨됨이를 위해 6가지 지침을 내렸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 것,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근심하지 말 것, 잘못을 알았다면 고치는데 주저하지 말 것,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공격하지 말 것,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서 찾을 것,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나 같음을 요구하지 말 것, 2500년전의 공자는 이런 사람들의 속성에 기반하여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었고, 타인과 나 자신의 마음의 태도와 자세를 일깨웠다. 이에 비추어 자신을 바라보면 어떤 결론이 나올까.

나 자신은 준법의식, 공익성, 윤리의식의 태도적 가치 기준이 합당한 인식과 행동으로 연결되고 있는가. 이에 대한 대답으로 스스로 자신이 옳다와 좋다로 말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모든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보고 짖어대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게 아닐지 스스로를 돌아보자

우리 사회가 이른바 논객으로 불리는 두 사람 유모와 진모씨의 발언에 대한 지지와 비판을 두고 대결하는 그룹의 사람들처럼 아군과 적군으로 대별하는 사회적 현상들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런 분위기가 한국 사회를 더욱 고립사회 위험사회로 만들고 모든 사람을 무관심과 혐오주의자로 만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몇몇 사태에서 드러나듯이 자기 쪽 진영논리에만 사로잡혀 확증 편향으로 치닫는 집단 이기주의가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타인을 배려하는 민주 시민의식, 공공의식의 소멸을 가져오지 않을까 기우를 만든다.

잠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자.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너 자신을 알라.” 또한 예수가 지적했다. “죄 없는 자만이 돌을 던져라.” “나는 옳다”, “너는 적이다”라는 배타주의는 위험하다.

근세기 동안 우리 사회는 정치적 현상으로 극심한 지역주의에 빠져 사회의 통합과 화합을 해치는 동서 분열의 상태를 살아왔다. 최근에는 진보와 보수, 극좌와 극우라는 극단의 이분법으로 또 대립하고 있다.

왜 우리의 정치는 탕평을 못하는가? 무능하지만 도덕적 인간, 똑똑하지만 비열한 인간, 어느 쪽이 대중을 이끌고 나가야 할까? 이 시대 청렴하고 덕을 갖춘 유능한 선비정신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지금 이 시대 정치인들은 적폐청산, 사회개혁과 변혁을 이루기 바라고, 경제인들은 윤리경영과 혁신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이룰 이루어낼 주체적 사람들의 정신적 가치는 어디에 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너나 할 것 없이 인간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정신적 가치, 태도적 가치를 추구하고 그것을 갖춘 인격을 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감정에 충실한 많은 한국 사람들은 경험적 가치와 태도적 가치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호불호나 유불리에 따른 처신을 자신의 태도적 가치인양 오해하는가 하며, 옹고집을 자신의 지조나 소신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미래 이 사회의 지도층이 되려는 사람, 현재 고위층에 자리한 사람에게 묻는다.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 그리고 나 자신에게 질문한다. ‘나는 좋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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