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시인’ 나태주, 그가 독보적 존재인 이유
‘풀꽃 시인’ 나태주, 그가 독보적 존재인 이유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1.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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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자세히 보아야 / 예쁘다 / 오래 보아야 /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 나태주 시인 「풀꽃」 -

나의 어떠함을 강력하게 어필하지 않으면 인정받기 어려운 시대에 모든 것에는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음을 노래한 시 「풀꽃」. 얼핏 보면 몰라도 자세히 보면, 오래 보면 예쁘다는 시구가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풀꽃 시인’으로 유명한 나태주가 출판계에서 작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이번 달에 각각 세권의 시집을 펴낸 것. 지난 12월에는 50년 창작 생활을 응축시켜낸 시집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열림원)와 어여쁜 아이들을 노래한 『저 여리고 부드러운 것이』(지식프레임), 시 90편과 한 청춘의 성장 일기를 담은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시공사)를 펴냈다. 이어 올해 들어서는 필사시집 『너만 모르는 그리움』(북로그컴퍼니)을 시작으로 딸에게 보내는 106편의 시를 담은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홍성사), 잠들기 전 읽기 좋은 시를 묶은 『혼자서도 별인 너에게』(서울문화사)를 출간했다.

나 시인의 시집이 많이 출간되는 건 그만큼 찾는 이가 많아서다. 실제로 ‘풀꽃 시인’이란 수식어를 낳게 한 시 「풀꽃」 등 나 시인의 유명 시들을 수록한 시선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지혜)는 2015년에 출간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당 도서는 1월 둘째 주 ‘예스24’ 베스트셀러 시/에세이 부문 2위에 올랐고, 이 외에 지난해 12월에 출간된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열림원)는 4위, 지난해 9월에 출간된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북로그컴퍼니)은 7위, 올해 1월에 출간한 『너만 모르는 그리움』(북로그컴퍼니)은 8위에 자리했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펴낸 지혜 출판사 관계자는 “2015년 출간 후 지금까지 총 44만 부 정도 팔렸다. 간략하고 쉬운 시를 골라 수록했기 때문에 독자들이 쉽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며 “다른 시집처럼 전문가의 해설을 담지 않고, SNS 등에 오른 일반독자들의 짤막한 감상평을 담은 것도 좋은 반응을 얻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를 펴낸 열림원 출판사 관계자는 “이번 시집에 신작 시 100편에 널리 알려진 시 49편 그리고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태주) 선생님이 애송하는 시 65편을 담았는데, 반응이 좋다. 초판 8,000부에 추가로 5,000부씩 여섯 번 찍어내 한 달에 4만 부가량 판매되고 있다”며 “문학은 시대정신을 반영하기 마련인데, 짧고 간단한 어법을 선호하는 대중 의식에 부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로 시인 인생 50주년을 맞은 나 시인. 대다수 시인이 그렇듯 넉넉하지 않은 삶을 살아온 그는 시 「풀꽃」으로 이른바 스타 시인이 됐지만, 혼자만의 ‘얻음’을 추구하지 않는다. 책을 출간할 때도 대형 출판사에 편중되기보다, 여러 중소형 출판사와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한다. 한 출판 관계자는 “나 시인은 시를 통해 얻는 수익을 되도록 많은 출판사와 함께 나누기를 원한다”며 “강연이나 그 밖의 요청도 비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여건이 되면 그냥 수락한다. 그야말로 풀꽃 정신이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나 시인이 너무 많은 작품을 쏟아내는 것에 우려를 표하기도 하는데, 이에 관해 열림원 출판사 관계자는 “(나태주) 선생님은 ‘시인은 서비스맨’이란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시가 곧 독자에게 전하는 선물이라는 의미”라며 “10여 년 전 선생님이 췌장암을 앓고 나신 후 ‘시인으로 삶을 마감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다작은) 그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독자와 시를 나누는 걸 인생의 즐거움으로 여기신다”고 말했다.

어느 때부턴가 많은 사람이 시 「풀꽃」 말미에 “나도 그렇다”는 말을 덧붙인다. 조그맣고 보잘것없는 들꽃이어도,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기에 괜찮다는 ‘긍정’을 불러일으키는 그 힘이 ‘들불’처럼 크게 번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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