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평론가 김종원의 한국영화사 총결산 『영화와 시대정신』
[리뷰] 영화평론가 김종원의 한국영화사 총결산 『영화와 시대정신』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1.08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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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2019년은 한국영화가 탄생한지 100년이 되는 해였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이 제72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최근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까지 수상하면서 세계 속 한국영화의 위상을 그 어느 때보다 드높이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사실 작년에 개봉한 대개의 한국영화는 예년에 비해 질적인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상업영화의 내러티브나 스타일은 그야말로 천편일률적이었으며(물론 감독 개인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소위 작가주의 감독이라 불리는 감독들의 활약 역시 부진했기 때문이다. 송경원 평론가의 말처럼 지난해 한국영화는 <기생충>의 성공이 아닌 “차라리 <자전차왕 엄복동>의 실패에 주목해야”할지도 모를 일이다.

상업영화와 달리 독립영화 진영에선 <메기> <벌새> <윤희에게> 등 괄목할만한 성취를 이룬 작품들이 많았다. 하지만 뛰어난 작품성에 비해 대중의 관심이 부족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상업영화에 투여되는 자본이 독립영화가 보여준 뛰어난 미학적 성취와 마침맞게 조화되면 좋으련만. 기자의 지나친 욕심이라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인 논의를 차치하고, 한국영화 탄생 101년인 2020년. 한국영화는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이 같은 시점에 영화평론가 김종원이 쓴 책 『영화와 시대정신 : 한국영화 100년, 나의 영화평론 60년』은 의미가 깊다.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에서 60년 동안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해온 김종원. 그는 이번 신작을 통해 김도산 감독의 <의리적 구토>(1919)부터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까지. 영화작가‧배우론, 영화 일반론 등을 포함한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 전반을 되짚어보고 있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였던 1960년대. 그리고 한국영화가 양적‧질적으로 큰 발전을 이뤘던 90년대와 2000년대 초중반에 이르는 기간의 영화를 살펴보는 일은 단순한 영화 역사 공부를 뛰어넘는다. 특히나 오늘날처럼 대기업의 거대 자본이 영화의 연출과 미학적 성취를 옥죄고 덮어버리는 상황에서 옛 영화의 성취를 더듬어보는 일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이에 더해 「영화로 본 한일 관계의 명암」 「한국전쟁과 남북 분단의 영화」 「분단현실과 시대정신이 제시한 풍향계」 등 영화와 사회와의 관계를 면밀히 분석한 챕터들 또한 독자들에게 생산적인 고민거리를 제공한다.

한국영화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종원이 쓴 『영화와 시대정신』은 전반적인 한국영화의 역사를 조망해볼 수 있는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일반 독자들뿐만 아니라 영화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특히 좋은 책이다.

『영화와 시대정신』
김종원 지음│도서출판 작가 펴냄│432면│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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