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고 생각했지/창밖으로는 꽃들이 지나갔는데//언제까지고 계속될 듯한/한낮이 있어서/언제든 제대로 내릴 수 있을 것 같았는데//여전히 나는 의자에 앉아 있고/다음 정류장은 보이지도 않고”(시인의 말 中)
2015년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시 「신발」이 당선된 박진이 시인의 첫 번째 시집. 할머니, 엄마, 남동생, 아이, 계모와 이복언니 등 가족을 소재로 하는 시들에서는 하나같이 섞이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지독한 외로움이 느껴지며, 시인은 그가 시로 그린 모든 것들 앞에서 무력하다. 무력함과 외로움의 무게로 아름다움을 토해내는 시들이다. 버스에서 내리지 못한 시인의 마음은 잊고 있었던 존재의 필연적인 슬픔을 인지하게 한다.
■ 신발을 멀리 던지면 누구나 길을 잃겠지
박진이 지음│걷는사람 펴냄│143쪽│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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