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꼭 읽어야 할 책… 국립중앙도서관 1월 사서 추천 도서
새해에 꼭 읽어야 할 책… 국립중앙도서관 1월 사서 추천 도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1.07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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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미국의 유명 작가 멜로디 비티는 이렇게 말했다. “새해가 우리 앞에 서 있다. 마치 책의 첫 장처럼 쓰이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목표를 정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다.” 

새로운 해가 떴고, 그 첫 장이 열렸다. 첫 장 첫 페이지에 당신은 무엇을 적을 것인가. 첫 장을 잘못 적은 다이어리를 다시 쓰기 싫은 것처럼, 1월을 신중하게 열지 못한다면 한해를 망칠 수 있다. 1월, 어떤 역사부터 써 내려갈지 고민이라면 독서가 가장 현명한 답이 될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의 말처럼 독서야말로 인간이 해야 할 첫 번째 깨끗한 일이기 때문이다. 국가대표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하는 1월의 책을 소개한다.

■ 도공 서란
손정미 지음│마음서재 펴냄│312쪽│14,000원

찬란한 중세 문화를 이룬 고려 시기, 청자는 고려 문화의 상징이었다. 특히 탐진(오늘날 강진)은 청자가 좋기로 유명했다. 이 책은 청자의 고장 탐진에서 자란 ‘서란’이 개경에서 다점을 운영하며 청자를 만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모두가 갖고 싶어 하는 청자를 만드는 서란은 그 기술을 탐내는 거란족에게 붙잡히지만 가까스로 탈출한다. 청자를 이용해 강감찬 장군을 돕고, 위기에 빠진 고려를 구하기도 한다. 그저 무언가를 담는 용도를 넘어 고려인의 정신을 담은 청자의 이야기가 고려의 문화와 함께 생생히 펼쳐진다. 

책 속 한 문장 

“고려 도공들은 청자 빚는 업을 하늘이 내려주신 일이라 생각했다. 신명에 따라 하는 일이기에 모든 것을 걸지 않을 수 없었다.” <216쪽>

■ 보라색 히비스커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황가한 옮김│민음사 펴냄│376쪽│15,000원

자수성가해 모든 이가 선망하는 삶을 사는 캄빌리의 아버지 유진은 남들의 눈에는 완벽한 가정을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가족을 통제하고 폭력을 일삼는 광신적인 종교인이다. 주인공 캄빌리는 아버지의 폭력을 사랑으로 믿으며 순종하지만 어느 순간 의문을 품고 아버지의 구속에서 벗어나려 한다. 작가 치마만다 응고치 아디치에는 이 책에서 절대적 권위의 아버지에 의해 세상과 고립된 캄빌리와 가족이 일련의 사건을 통해 고통스러운 억압에서 벗어나고 서서히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소설은 나이지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가부장적 폭력사회, 종교 갈등 문제는 현재의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주제다. 보라색 히비스커스꽃에서 자유를 본 캄빌리와 가족에게 따뜻한 시선과 격려를 보낸다.
     
책 속 한 문장 

“검은 활자가 흐릿해지고 글자들이 뒤섞이더니 선홍색, 선혈의 빨간색으로 변했다. 묽은 피가 어머니에게서, 내 눈에서 흘러나왔다.” <51쪽>

■ 인형의 시간들
김진경 지음│바다출판사 펴냄│192쪽│18,000원

어린아이에게 인형은 단순한 장난감 그 이상의 의미일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나누고 걱정과 두려움을 공유하면서 아이는 인형과 함께 성장한다. 인형은 누군가에게는 성인이 돼서까지 마음의 안식을 주는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다. 
‘인간과 오랜 시간 교감해 온 인형이 언제부터 만들어졌고,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이 책은 인형의 변천사를 다루고 있다. 크게 두개의 장으로 나뉜 이 책은 1장에서 고대시대 인형의 시초를 살펴보며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해석한다. 2장에서는 주요 각국에서 인형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보여준다. 다산과 풍요의 기원을 담은 고대시대 인형에서부터 마담 투소의 밀랍인형, 자기로 만든 포슬린 인형, 패션 인형의 대명사인 바비 인형에 이르기까지 인간에게 친근한 존재가 된 인형의 역사를 풀어낸다. 특별부록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특이한 인형들까지 소개해 마지막까지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다.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했지만 많은 이들이 잘 모르는 인형의 시간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기 바란다.

책 속 한 문장 

“인간이라는 존재의 유한성 때문에 불가능한 일도 인형에게는 가능하게 여겨진다. 인형은 그렇게 충직하고 든든하면서 신비로운 존재로 인간의 옆에 있다.” <11쪽>

■ 러시아 그림 이야기
김희은 지음│자유문고 펴냄│388쪽│23,000원

이 책의 저자는 러시아 유학생활 중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방황하던 시기에 우연히 트레챠코프 미술관에서 보게 된 ‘삶은 어디에나’라는 작품을 통해 다시 삶의 에너지를 찾을 수 있었다. 언어와 문화, 역사가 다른 그곳에서 저자가 위로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림 속에서 인생사에 대한 공감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책은 다양한 러시아 예술작품들을 열여섯개의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러시아 예술에 낯선 사람들이 러시아 예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가령 작가는 미하일 브루벨의 ‘판’이라는 작품을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와 엮어 브루벨이 나타낸 내면의 고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생소하게 느껴졌던 러시아 작품들이 작가의 폭넓은 해설과 만나 보편적인 인생의 희로애락을 토해내는 모습을 감상해 보자. 

책 속 한 문장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38쪽>

■ 포노 사피엔스
최재붕 지음│쌤앤파커스 펴냄│336쪽│16,800원

포노 사피엔스. 2015년  <이코노미스트> 특집 기사에서 처음 등장한 이 단어는 ‘스마트폰을 손에 쥔 신인류’를 일컫는다. 일상의 모든 것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며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활용하는 사람들. 바로 나, 그리고 당신. 이 책은 불과 십년 전까지만 해도 극소수에 한해 전유되던 이 생소한 기계가 어떻게 전 세계인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게 됐는지, 그로 인해 비즈니스 생태계는 또 얼마나 혁명적인 변화를 맞이했는지 밝힌다. 저자는 스마트폰이 인류 문명에 등장하기 이전과 이후를 다양한실증 데이터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통찰한다. 

책 속 한 문장 

“많은 사람들이 기술의 변화를 중심으로 혁명을 설명합니다. 지난 200년간 과학기술의 발전이 혁명적 변화의 핵심이었기 때문이죠. 1, 2, 3차 산업혁명이 바로 명백한 증거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지금의 혁명은 출발이 시장입니다. 달라진 소비자가 시장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그 소비자, 즉 포노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호모족으로 이야기의 출발점을 설정했고 책의 제목도 그렇게 달았습니다.“ <12쪽>

■ 한나 아렌트
알로이스 프린츠 지음│김경연 옮김│이화북스 펴냄│320쪽│15,000원

이 책은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인 정치사상가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담은 전기다. 어린 시절 독서를 통해 새로운 세계에 눈뜬 아렌트는 대학에 진학해서는 스승이자 연인으로 평생에 큰 영향을 준 실존철학자 하이데거를 통해 또 다른 세상을 접한다. 게슈타포에게 체포되고 수용소로 보내지는 등 유대인으로서 나치 정권의 전체주의를 온몸으로 겪다가 가까스로 미국으로 이주하는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철학자로서 자리매김한다. 그리고 1960년 아렌트는 ‘악의 화신’이라 알려진 나치 전범 아이히만의 재판을 참관한다. 그는 ‘명령대로 의무를 행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평범한 중년 남성 아이히만을 보며 그 유명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한다. 아이히만은 명령을 따랐을 뿐이지만, 사유 없는 행동은 결국 유대인 박해라는 악으로 발전해 버린 것이다. 새해에는 정치와 자유의 문제를 치열하게 사유한 한나 아렌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사유하지 않는 삶은 분명 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삶은 자신의 고유한 본질을 펼치지 못한다. 그런 삶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사유하지 않는 사람은 몽유병자와 같다.” <278쪽>

■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
웬디 스즈키 지음│조은아 옮김│북라이프 펴냄│352쪽│17,000원

운동은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작가는 오랜 시간 뇌 연구에 몰두하며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연구에만 매달리느라 과학 외의 모든 것을 놓치고 있음을 깨닫고 운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운동을 통해 뇌 전체를 균형 있게 쓰게 되면서 스스로 충만해지고 완전해지는 것을 느낀다.
사람이 땀 흘리며 운동한 후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뇌가소성 때문이라고 한다. 뇌가소성이란 ‘인간의 뇌에 지식이나 경험이 쌓일 때 두뇌 신경 연결망이 더해져 변화하는 성질’을 말한다. 이 책은 운동과 뇌가소성의 관계를 이해하고 뇌를 활성화하면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지금껏 운동이 귀찮기만 했다면 이 책이 들려주는 ‘운동하는 뇌’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신체를 건강하게 해주고, 뇌의 집중력도 높여 주는 운동을 당장 시작하고 싶어질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우리는 노화에 따른 신경발생 감소에도 불구하고 운동 후에 노년층의 인지 기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148쪽>

■ 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 
박성규 지음│MID 펴냄│336쪽│16,000원

이 책에는 가짜 만병통치약의 비밀, 특이한 약의 재료와 치료 방법, 진시황, 프로이트 등 유명인이 먹었던 놀라운 약 등 다양한 약 이야기가 담겨있다. 인간은 언제부터 만병통치약을 꿈꿔온 걸까? 놀랍게도 선사시대부터다. 양귀비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아편은 모든 통증을 없애는 만병통치약으로 오랜 역사 속에서 사용돼왔다. 코카콜라는 처음 출시할 때만 해도 미국의 모르핀 중독자를 치료하기 위해 코카인을 넣어 개발한 신약이었다. 마약으로 규정된 아편과 코카인은 지금은 약으로 사용할 수 없지만 과거에는 달랐다. 역사 속에서 약에 대한 인식은 크게 변화해 왔다. 저자는 흥미로운 약 이야기를 전하는 동시에 약의 역사를 보여준다. 인류의 욕망이 만든 약 이야기를 즐겨보자. 

책 속 한 문장

“좋은 약과 나쁜 약은 앞으로도 계속 탄생할 것이다. 그리고 좋은 약이 나쁜 약이 되거나 혹은 나쁜 약이 좋은 약이 되기도 할 것이다.” <2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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