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직 기자의 일상 탈출기 『어쩌다, 우호 씨가 마주친 세상』
[리뷰] 전직 기자의 일상 탈출기 『어쩌다, 우호 씨가 마주친 세상』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12.29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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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34년간 방송기자로 일한 저자의 삶은 제목 그대로 ‘어쩌다’의 연속이다. 어쩌다 기자가 됐고, 어쩌다 김민기와 신해철의 노래에 심취했고, 어쩌다 이 책까지 쓰게 됐으니 말이다. 특히 영화와 음악을 넘나들며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저자의 문체는 노년층은 물론 젊은 독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고단하지 않은 삶은 어디에도 없다. 이 책은 누구나 다 힘든 인생을 산다는 구태의연한 위로 대신, 그 고단하고 비루한 일상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보듬는다. 저자는 자신의 삶 역시 솔직하고 정직하게 돌아보고 나머지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돌리며 끝을 맺는다.

이 책은 저자의 말처럼 ‘음악’와 ‘영화’에 대한 에세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음악과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그 세상위에 서있는 자신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말이다. 특히나 신해철은 그의 삶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신해철은 잠시도 굴레를 쓰는 걸 참지 못했다. 자신뿐 아니라 다른 청년들이 쓰고 있는 굴레도 참지 않았다. 영혼을 팔아버린 세상, 뒤에서 누군가를 모함하고 키득거리는 세상을 향해 그는 돈키호테처럼 돌격했다. 언젠가 괴상한 복장을 하고 방송토론장에 나타났다. ‘그래, 나 이상한 놈이다. 어쩔래.’ 그런 표정이었다. - 그가 환생했으면 좋겠다 <58쪽>

누가 그랬던가. 신해철의 노래를 듣는 어른은 소년이고, 신해철의 노래를 듣는 소년은 어른이라고. 그런 점에서 저자는 여전히 소년의 감수성을 지닌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신해철의 노래 ‘그대에게’ ‘민물장어의 꿈’ ‘날아라 병아리’ ‘내 마음 깊은 곳의 너’가 저자가 살아온 인생의 한 챕터를 장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영화와 음악을 사랑했던, 무엇보다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저자의 삶은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 ‘어쩌다 62년의 성찰’. 성장의 고통과 마주하고, 나에게 울림을 준 사람들을 생각하며, 절망과 절망을 반복하는 삶의 참모습을 끊임없이 목도하려는 건강한 삶의 페이소스를 맛보자.

『어쩌다, 우호 씨가 마주친 세상』
이우호 지음│시간여행 펴냄│204면│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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