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가씨' 호칭 나만 불편한가?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리뷰] '아가씨' 호칭 나만 불편한가?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12.27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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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이 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다. 여러 저자가 등장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마주하게 되는 불의와 불편을 적나라하게 토로한다. 그 이야기는 세상 여성의 수만큼 다양하지만, 여성이라면 대체로 수긍할 공감대를 형성한다. 

저자 중 한명인 스칼릿 커티스는 "나는 열다섯 살이 될 떄까지 내가 페미니스트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한다. 페미니스트는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다리 제모를 하지 않고, 남자를 좋아하지 않고 무엇보다 핑크색 옷을 입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반대 성향의 자신은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지만 몸이 아파 3년간 침대에 누워 오드리 로드, 록산 게이,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됐다. "성평등은 이미 완료된 과거의 일이 아니라 먼 미래에 이뤄질 꿈"이라는 사실을. 또 원한다면 페미니스트도 화장을 하고, 연애를 하고, 핑크색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이 책을 "학문적인 내용을 담은 교과서가 아니다. 완벽한 페미니스트가 되는 법을 소개한 매뉴얼도 아니며 페미니스트 운동사를 설명하는 여성학 교수가 쓴 논문도 아니다"라며 "이 책은 느낌에 관한 책이다. 그 느낌은 생각이 되고, 생각은 다시 행동이 된다. 이 책은 페미니즘의 중심에 여성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고 말한다. 

그는 페미니즘의 이르는 길을 깨달음, 분노, 기쁨, 행동, 교육의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그리고 각 단계마다 여러 여성의 삶의 이야기가 담겼다. 먼저 깨달음 파트에서는 장수연 라디오 PD가 딸 아이가 유치원에서 드레스를 입고 졸업사진을 찍은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내용이 다뤄진다. 딸 아이가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졸업사진을 찍으며 신나했던 건 세상의 여러 콘테츠가 그런 모습으로만 만들어져, 딸 아이가 드레스 외에 아름다움을 느껴볼 기회가 없었다는 것.

분노 파트에서는 여러 저자 사이에서 칼럼니스트 은하선 작가가 등장한다. 그가 분노하는 대목은 '호칭. 일반적으로 남자는 "사장님"으로 부르면서 여자는 왜 누군가의 부인인 "사모님"으로 불리냐는 것이다. 그는 "호칭에는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담겨 있다"며 더이상 사모님이나 아가씨가 아닌 사장님(조그만 샵을 운영중)으로 불리기를 희망했다. 

이처럼 여러 페미니스트의 이야기가 전개된 후 스칼릿 커티스는 "세상에 완벽한 페미니스트란 없다. 수많은 세월 동안 나는 내가 생각하는 사람의 마땅한 모습에 부합하지 못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앞으로는 내가 페미니스트로 부족하다고 느끼며 살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도 그래야 한다. 여러분은 태어날 때부터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힘을 내면에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스칼릿 커티스 외 54명 지음 | 김수진 옮김 | 윌북 펴냄│332쪽│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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