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지 않고 설명한다”... ‘재미’난 뉴스로 주목받는 ‘매체들’
“가르치지 않고 설명한다”... ‘재미’난 뉴스로 주목받는 ‘매체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12.24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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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1만 개에 달하는 언론사(온/오프라인)가 기사를 쏟아내는 뉴스 홍수의 시대. 언론사마다 나름의 개성을 담아 기사를 만들어내지만, 독자로서는 이 기사나 저 기사나 비슷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모처럼 휴가 나가는 군인이 한껏 힘을 줘 군복에 줄을 잡아봐도, 민간인 눈에는 특별할 것 없는 군복인 것처럼.

다만 이런 환경 속에서도 남다른 면모로 독자들의 관심을 받는 콘텐츠가 있다. 뉴스를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소개하는 ‘뉴닉’ ‘아웃스탠딩’ ‘바이라인네트워크’가 그것. 기성 매체의 딱딱한 어투와 진지함(?)을 버리고 마치 친구에게 설명하듯 재미있는 대화체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뉴닉]
[사진=뉴닉]

먼저 뉴닉은 뉴스레터 미디어로, ‘밀레니얼 세대가 필요로 하는 뉴스를 빠르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을 모토로 지난해 7월 설립됐다. 2017년 워싱턴에서 인턴으로 일할 당시 뉴스레터 미디어 ‘더스킴’(the Skimm/구독자 700만명)을 접했던 김소연 대표는 ‘한국에는 왜 이런 뉴스레터가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런 궁금증을 기반으로 비슷한 형태의 뉴스레터 미디어를 만들게 됐다. 결과는 대성공. 서비스 시작 6개월 만에 구독자 4만명을 불러 모았고, 1년 만에 6억원을 투자받으며 성공 가능성을 드러냈다. 12월 24일 기준으로 회원 수는 10만8,540명을 기록하고 있다.

뉴닉의 이런 성장세의 원인으로는 밀레니얼 세대가 추구하는 ‘재미’가 적중했다는 평을 받는다.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 “이러다 오늘도 유식하겠는데!” 등의 재미난 문구는 ‘삶의 유희’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과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기존 뉴스가 ‘갓 발생한 사건’의 날 것을 신속하게 전하는 데 집중했다면, 뉴닉은 매주 월·수·금요일마다 시사 이슈 기사 세 건을 선정해, 해당 사건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알기 쉽게, 전후 맥락을 포함해 전달한다. 무료인 점, 귀여운 고슴도치 캐릭터 ‘고슴이’가 돋보인다는 점 역시 젊은 층의 호감을 끄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종이신문 제작을 위해 진행한 펀딩에서는 일주일 만에 목표금액을 1,000%가량 넘어서는 5,000여 만원(1,668명 참여)을 모으기도 했다. 현재 공동대표 두명, 에디터 두명, 디자이너 한명, 총 다섯명이 뉴닉을 꾸려가고 있다.

[사진=아웃스탠딩]
[사진=아웃스탠딩]

IT전문매체 ‘아웃스탠딩’ 역시 ‘핫’한 매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웃스탠딩은 천편일률적인 기사 포맷, 포털에 종속된 유통망, 기업에 기생하는 비즈니스 모델 등에 염증을 느낀 젊은 기자들이 모여 2015년에 서비스를 개시한 언론사다. 어렵게 느낄 법한 IT업계 이슈를 적절한 이모티콘을 곁들여 친근한 대화체로 쉽게 소개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16년에는 보기 드물게 B2C 온라인 정기 구독제(현재 월 6,900원)를 시행해, 그해 월간 방문자 수 4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기사 건당 평균 작성 시간은 15~20시간. 핀테크, 인공지능, 블록체인, 벤처캐피탈 등 대중이 어렵게 느끼는 주제의 기사를 깊이와 재미를 알맞게 버무려 선보이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어려운 주제를 쉽고 재밌게 소개하는 것만으로 시장가치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난해 12월에는 그 가치를 알아본 콘텐츠 플랫폼 ㈜리디에 인수돼 운영 중이다.

[사진=바이라인네트워크]
[사진=바이라인네트워크]

최근에는 ‘바이라인네트워크’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사 도입부에 기자 이름을 적는 ‘바이라인’이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적겠다는 의미를 담은 바이라인네트워크의 특징은 기자의 브랜드화다. 해당 매체의 홈페이지는 여타 매체와 다르게, 특정 주제나 형태로 기사를 나열하지 않고, 기자 이름으로 기사를 배열한다. 기자를 브랜드화해서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건데, 그래서인지 각 기자는 IT 관련 분야의 이슈를 약간의 사견을 더해 적나라(?)하게 들춰낸다. 이를테면 예스24 북클럽 앱의 UX(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불편을 다룬 기사에서 “나는 이런 폐기물을 처음 봤다”고 하는 것. 과한 감도 없지 않지만, 나름의 근거를 대며 건네는 솔직한 평가를 ‘신선하게’ 느끼는 독자가 적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해당 기사에서 기자는 유독 ㈜리디가 운영하는 월정액 구독서비스 ‘리디셀렉트’를 긍정 평가해 ‘주관적 잣대가 과도하게 개입됐다’는 비판도 받았는데, 이후 바이라인네트워크는 지난달 ㈜리디가 국내외 언론 매체 유료기사 등으로 구성한 ‘아티클’의 콘텐츠 제공 매체로 선정됐다. 바이라인네트워크는 현재 여섯 명의 기자가 활동하면서, 매일 발송되는 뉴스레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IT업계 관계자가 흥미를 느낄만한 내용으로 꾸며진 ‘주간 바이라인 트렌드 리포트’를 월 10만원에 서비스하고 있다.

위에 언급한 매체들의 공통점은 소수 인원이 특정 이슈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것. 임홍택 작가는 책 『90년생이 온다』에서 “90년생의 특징은 ‘재미’다. 80년대생 이전의 세대들이 소위 ‘삶의 목적’을 추구했다면, 90년대생들은 ‘삶의 유희’를 추구한다”며 “이들은 내용 여하를 막론하고 질서라는 것을 답답하고 숨 막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글을 쓰는 이는 체통이 있어야 하고, 글은 무게가 있어야 한다는 ‘기존 질서’를 답답하게 느끼는 세대에게 ‘선생’의 가르침보다는 ‘친구’의 설명을 전하는 매체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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