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들 『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포토인북]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들 『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12.16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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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꽃과 나무, 맑은 공기 속에 자리 잡은 한국의 사찰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른바 ‘사찰 맛집’ 책이다. 이 책은 문화사학자로 오랫동안 한국의 사찰을 연구해온 저자가 전국에 산재해 있는 사찰을 직접 방문해 기록한 ‘사찰 종합 보고서’이다. 특히 각 사찰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가 사진과 함께 수록돼 읽는 재미를 더한다. 선조들의 숨결이 묻어있는 사찰의 이모저모를 통해 한국의 불교문화를 알아보자.

완주 화암사 우화루 [사진제공=푸른영토]

그렇게 오르기 힘들었던 바위벼랑 아래 철 계단을 만들어놓아, 옛길을 오르는 사람만이 그 옛날의 정취를 떠올릴 수 있는 화암사이다. 세월의 이끼를 얹은 나무들이 하늘을 가린 오솔길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작은 폭포들이 연이어 나타났다. 사람들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은 듯한 산길을 한참 올라갔다. 요란스레 물소리가 들렸다. 눈을 들어보니 70여 미터쯤 깎아지른 절벽 위에서 떨어지는 폭포소리였다.

우화루는 목조로 지은 정면 3칸과 측면 3칸의 다포계 맞배지붕으로 누각형 식이다. 외부는 기둥을 세우고 안쪽은 마루를 깔았다. 대웅전을 바라보고 있는 전면 기둥들은 이층이며, 계곡을 바라보고 있는 후면은 축대를 쌓은 후 세운 공종누각의 형태를 띠고 있다. 우화루는 건축형식으로 미루어 보아 극락전을 세운 시기에 만들어진 건물로 추정되고 있다.<23~24쪽>

창녕 영산 만년교 [사진제공=푸른영토]

옛것을 아끼는 마음과 대동의식이 다른 지역의 사람들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남달랐던 영산은 단오날에 열리는 문호장굿, 영산 쇠머리대기, 영산 줄다리기 등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고유의 민속놀이로 나라 안에 이름이 높다. 이 영산이 지금은 한적한 고을로 전락했지만 그냥 지나치면 서운할 아름다운 돌다리가 남아 있다.

영산 동리를 흘러가는 동천을 가로질러 세워진 아름다운 돌다리 만년교는 조선조 말엽의 빼어난 석수 배진기가 만들었다. 물속에 드리운 보름달 같던 돌다리의 아름다움을 여운으로 남겨두고 관룡사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56~57쪽>

최치원의 자취가 남은 농산정 [사진제공=푸른영토]

산에서는 산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푸르른 산 같은 정겨운 사람들이 있어서 좋고, 해인사 품에 안은 가야산의 산골짜기엔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가 있어서 더욱 좋다. (중략) 계절에 따라 진달래와 철쭉꽃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피어나고, 녹음과 단풍의 계절 뒤엔 눈꽃들이 정취를 일깨워주며, 두 개의 폭포와 푸른 소가 기암절벽에 어우러진 곳에 농사전이란 아담한 정자가 있다.

문득 고려 때 사람 정지상의 시구가 생각나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정자에서 서로가 서로를 허여하는 몇 사람의 지인들이 만나서 술을 나누며 인생을 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이곳에서 최치원은 말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농산정은 최치원이 살던 시대의 정자는 아니고 조선 후기에 지은 것이다.<106~107쪽>

계룡산 동학사 대웅전 [사진제공=푸른영토]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계룡산 동북쪽 기슭에 위치한 동학사는 724년(성덕여왕 2년)에 상원이 암자를 지었던 곳에 회의가 절을 창건하면서 상원사라 하였고 921년에 도선이 중창한 뒤 고려 태조 왕건의 원당 사찰이 되었다. 936년 신라가 망하자 대승관 유차단이 이 절에 와서 신라의 시조와 충신 박제상의 초혼제를 지내기 위해 동학사를 짓고 사찰을 확장한 뒤 절 이름을 동학사로 바꾸었다. 그러나 절 이름이 동학사로 지어진 것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는 절의 동쪽에 학 모양의 바위가 있으므로 동학사라고 하였다는 설과 고려의 충신이며 학자였던 정몽주가 이 절에 제향하였으므로 동학사라고 하였다는 설이 있다.<222~223쪽>

『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신정일 지음│푸른영토 펴냄│288쪽│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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