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이 넘치는 재기 발랄한 시어들이다. 말을 걸어오는 시란 이런 것일까. 시인의 말처럼 이 시로부터 탈출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생각하는 시. 고민하는 시. 웃음과 울음이 적정한 비율로 조각된 시. 그렇다고 말하는 시. 아니라고 말하는 시. 끝내는 그저 존재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는 시. 무엇보다 어느 것 하나 명쾌하게 말하기를 주저하는 듯한 시의 태도에서 시인의 고운 감성의 결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무대의 생령」이라는 시가 눈길을 끈다. 만약 시가 숨을 얻어 살아있고, 내게 말을 건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그야말로 생동하는 시집.
■ 사랑을 위한 되풀이
황인찬 글│창비 펴냄│173쪽│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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