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북펀딩을 위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들
성공적인 북펀딩을 위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12.1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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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펀딩 [사진= 네이버]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텀블벅’이나 ‘와디즈’ ‘해피빈’ 등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책을 홍보 및 판매하는 소위 ‘북펀딩’이 출판사들 사이에서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북펀딩을 통해 거금을 후원받고 큰 홍보효과를 누린 출판사들의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한스미디어에서 출간한 『흑요석이 그리는 한복 이야기』는 올해 초 20여일간 진행한 북펀딩에서 목표 후원금액의 9,000% 이상을 초과한 약 1억8,000만원을 후원받아 가장 성공적인 북펀딩 사례로 꼽힌다. 이 외에도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후원금 약 2,400만원), 강헌 작가의 『신해철』(후원금 약 2,000만원),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후원금 약 1,300만원) 등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들 중에도 북펀딩의 효과를 톡톡히 본 책들이 있다.

북펀딩, 어떻게 해야 성공적일 수 있을까. 올해 초 세 번째 북펀딩을 진행해 목표 금액의 수십 배를 달성한 한 출판사 관계자는 “SNS에서의 저자의 영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 펀딩 게시글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회원에게 뉴스레터를 보내는 등 자체적으로 펀딩을 홍보하기는 하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이다. 그는 “지금까지 진행한 세 번의 북펀딩 후원금은 저자의 SNS 팔로워 수에 비례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출판사 관계자도 “저자의 SNS 파워와 적극적인 협력이 북펀딩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반면, 콘텐츠 자체의 힘을 강조하는 출판사 관계자들도 있었다. 각기 다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총 두 차례의 북펀딩을 진행해 두 번 모두 목표 후원금의 두 배 이상을 달성한 한 출판사 관계자는 “작품 내부 이미지와 책 표지 디자인의 퀄리티가 좋았기 때문에 성공적이었다”며 “SNS에서의 영향력이 미미했음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자체로 입소문이 퍼진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출판사 관계자 역시 SNS보다는 책에 담긴 콘텐츠의 질을 강조하며 “콘텐츠가 좋아서인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1주일간 메인화면에 걸어서 홍보해줬다. 비용은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각기 다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이트마다 후원을 잘 받을 수 있는 책이 다르다는 것이다. 출판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는 텀블벅과 와디즈, 해피빈이다. 이미지가 많고 예술적인 성격이 강한 책은 텀블벅에서, 디지털노마드 등과 같은 IT 분야를 다룬 책은 와디즈에서, 공익적인 성격이 강한 책은 해피빈에서 후원을 잘 받는다는 것이 북펀딩에 참여한 출판사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일부 출판사 관계자들은 북펀딩에 참여하는 후원자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책을 후원하는 이들은 서점에서 책을 사는 사람들과 다르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그들은 책이 아니라 소장가치를 구매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펀딩에 성공한 책의 출판사들은 후원의 대가로 시중에서 살 수 없는 것들을 제시한다. 예컨대 후원 참여자에게 금박을 입힌 한정판 양장본이나, 한정판 굿즈, 저자의 사인 등을 증정하는 식이다. 

한편, 후원자들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북펀딩에 부정적인 출판사들도 있었다. “또다시 북펀딩을 진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반반”이라고 대답한 한 출판사 관계자는 “북펀딩을 통해 많은 후원을 받았으나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후원자들이 소장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에 책의 품질에 아주 민감하다”고 말했다. 해당 출판사는 배송대행사에 배송을 맡긴 책들에 미세한 흠이 있어 후원자들에게서 많은 항의 전화를 받고 책을 다시 배송했다. 또 다른 출판사 관계자는 “북펀딩에 참여하는 이들은 마치 옷을 사듯이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라며 “관리에 실패하면 항의도 많고 예상치 못한 택배비 부담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펀딩 규모가 커질수록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까다로움 때문에 20여일 동안의 펀딩을 위해 네 달 정도 주말을 반납하고 일했다는 소규모 출판사도 있었다. 북펀딩,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무작정 펀딩에 뛰어들기 전에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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