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한국 근대 문학을 열었던 작가들의 진짜 삶을 담아내다! 『염치와 수치』
[리뷰] 한국 근대 문학을 열었던 작가들의 진짜 삶을 담아내다! 『염치와 수치』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12.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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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근대 한국문학사에 높은 탑을 쌓아올린 작가들의 ‘곤혹과 고통’ ‘삶과 사랑’이 담긴 책이다. 김동인, 염상섭, 나혜석 등 우리의 귀에 익숙한 작가들이 어떻게 근대 문학의 길을 밝히고 걸어 나갔는지 조망해볼 수 있다.

저자는 “한국 문학사의 근대 백 년을 온몸으로 버틴 ‘그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어떻게든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 데에 이런 배경이 있다. 물론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는 철리야 모르지 않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작품’이 아니라 ‘작가’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작가가 힘겹게 살아갔던 인생의 어느 한 장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은 불현듯 보인 뒷모습이라고 했던가. 말하자면 이 책은 작가가 우리에게 보인 순간과 찰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저자는 심오한 문학 작품을 쓴 작가가 아닌, 우리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며 삶과 사랑을 노래했던 작가들의 일상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특히 눈길이 가는 챕터들이 있다. 먼저 백석 시인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북쪽 나라 시인의 어떤 사랑」이다. 애절한 사랑을 감각적으로 노래했던 백석의 연애담은 독자의 흥미를 끈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고 노래했던 백석의 시를 더욱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는 챕터다.

다음은 신채호 선생과 관련된 챕터 「그 봄은 괴물과 함께 오리라」이다.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의 유골이 서울역에 당도한 풍경의 쓸쓸함과 냉엄함이 담겼다. 여순 감옥에서 옥고를 치르다가 광복의 빛을 보지 못하고 1936년에 순국한 신채호 선생. 그의 유골을 맞이하는 지인들의 울분과 신채호 선생의 죽음은 보는 이의 가슴을 때린다.

이처럼 저자는 교과서에서만 접했던 작가들의 ‘실제 삶’을 포착하는 데 주력한다. 그들이 문학이 어떤 시공간적 상황과 맞물려 탄생하게 됐는지 세세하게 밝힌다. 이로써 독자들은 작가들의 실제 삶을 통해 그들이 피와 땀으로 완성시킨 작품을 더욱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는 안목을 얻는다.

저자의 말처럼 문학은 언제나 우리에게 ‘염치’와 ‘수치’를 함께 일깨워줬다. 구한말부터 해방에 이르는 기간 한국 근대 문학의 역사에 굵직한 발자국을 남긴 작가들의 ‘진짜 삶’을 책을 통해 알아보자.

『염치와 수치』
김남일 지음│낮은산 펴냄│344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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