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병령 “한국형원전은 사고가 일어날 수 없다” 『한국형 원전 후쿠시마는 없다』
[리뷰] 이병령 “한국형원전은 사고가 일어날 수 없다” 『한국형 원전 후쿠시마는 없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12.0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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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근원에는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사고에 대한 공포가 자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이나 일본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사고가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원자력발전을 반대하는 주장에 대한 주요 근거다.

과거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한국형 원전 개발과 상업화 책임을 맡았던 이병령 원자력위원회 위원은 이 책에서 이러한 근거를 반박하는 주장을 내놓는다. 한국형 원전에서는 아무리 해도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같은 사고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단, 저자는 이 책에서 그 확률이 99.9%라면 100%와 동일하게 표현했음을 밝혔다.)

그가 탈원전을 반대하는 주요 이유는 후쿠시마나 체르노빌에서 사고가 난 원전과 한국형 원전이 노형(爐型, 용광로나 원자로의 형태)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노형은 비등수형(沸騰水型)과 가압수형(加壓水型)인데, 후쿠시마와 체르노빌은 비등수형이고 한국형 원전은 가압수형이다. 저자에 따르면 가압수형 원전에서 후쿠시마나 체르노빌과 같은 피해는 기술적으로 발생할 수 없다.

비등수형이든 가압수형이든 원전의 격납용기(방사능을 가둬놓는 돔 모양의 큰 구조물)는 미사일이 떨어지거나 규모 13 이상의 지진, 쓰나미가 발생해도 끄떡없게 설계됐다. 원전 사고가 일어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내부에서 발생한 수소폭발 때문인데 저자에 따르면 한국형 원전에서는 이론적으로 수소폭발이 일어날 수 없다. 그는 이 책의 삼 분의 일 정도를 한국형 원전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날 수 없는 기술적인 이유를 설명하는 데 할애한다.       

저자는 또한 그 근거를 보강하는 예로 1979년 중대 사고가 났지만 사람이 죽기는커녕 부상자도 없고 환경 파괴도 없었던 미국의 쓰리마일 아일랜드(이하 TMI) 원전 사고를 든다. TMI 원전 역시 노형이 가압수형이었다. 인명·환경 피해가 없었던 TMI 원전 사고는 한때 세계적인 반핵 운동가였던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후 30년간 중단됐던 조지아주 원전 건설을 재개하게 한 주요 근거이기도 했다. 

저자는 “미국의 TMI 원전, 50여년 전부터 시작해 필요한 전기의 75%를 원전에서 뽑아 쓰면서 사고 한번 없는 프랑스의 모든 원전, 1970년대에 시작해 한국 경제 부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면서 역시 사고 한번 없는 한국의 원전, 이 모두가 가압수형 원전”이라며 “가압수형원전은 60여년 전부터 시작해 이제 전 세계에 300기 이상이 가동 중인데 사람이 다치거나 환경을 파괴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설명한다.

한편,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의 기술적 내용에 대해 정치적 성향이나 정치적 목적으로 비판하는 과학기술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과학기술자들의 어떠한 비판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저자의 주장에는 찬반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원전과 원전 기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돕는다는 점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한국형 원전 후쿠시마는 없다』
이병령 지음│기파랑 펴냄│188쪽│11,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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