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어떻게 하면 제대로 극복할 수 있을까?
공황장애, 어떻게 하면 제대로 극복할 수 있을까?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12.0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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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고대 그리스 신화의 목신(木神)인 ‘판’(Pan)은 성격이 난폭하기로 유명하다. 누군가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면, 상대방의 정신에 공포감을 불어넣었다. 판은 성격처럼 외모 또한 공포 그 자체였는데, 중세 악마의 이미지가 판의 외형을 본떠서 만들어졌다고 알려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공황(panic, 두려워서 어찌할 바를 모름)이라는 단어 역시 판에서 유래했다.

최근 공황장애(panic disorder)는 더 이상 소수의 사람만이 앓는 희귀한 질환이 아니다. 대한불안의학회가 발간한 논문 「2018 한국형 공황장애 치료지침서 : 정신사회적 치료전략」에 따르면, 공황장애는 일반 인구에서 광장공포증(특정 장소나 상황에 대해 갑작스럽고 과도하게 불합리한 두려움을 느껴 그 장소나 상황을 피하는 증상)이 없이 단독으로는 평생 유병률이 3.7%, 광장공포증이 동반된 경우 1.1%다. 즉 아무리 적게 잡아도 우리나라에서 현재 약 70만명 정도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공황장애는 왜 발생할까? 여러 기관에서 연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원인으로 밝혀진 건 없다. 통상적으로 ‘생물학적 원인’ ‘심리학적 원인’ 등이 거론됐는데, 최근에는 유전적, 신경생물학적, 심리사회적 요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니까 단순히 ‘마음의 병’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공황장애이다.

공황장애를 일으키는 원인 자체가 복합적이다 보니 예방이나 치료법 또한 다양하다. 책 『괜찮아, 공황장애』의 주성완 의사는 “공황장애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정신 사회적 치료)로 나뉜다. 비약물치료에서는 인지행동치료가 공황장애에 가장 효과적”이라며 “비약물치료의 한 방법으로 ‘명상’ 또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저자에 따르면 명상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내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알아차리게 해 불안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저자는 “명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뿐 아니라 뇌 훈련을 통해 알파파를 활성화시키고 세로토닌 수치를 향상시켜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 『공황장애에서 벗어나기』의 저자 유상우 박사 역시 ‘인지행동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인지행동치료란 인지치료와 행동치료가 결합한 형태의 치료로서 현대정신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치료”라고 설명한다. 특히 ‘공황장애 인지행동치료’는 집단치료로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저자에 따르면 환자들은 집단치료를 통해 두려워하는 상황을 직접 접할 수 있고, 다른 환자들이 좋아지는 과정을 볼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을 도와주다 보면 자신 또한 좋아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호흡훈련’ 또한 공황장애를 극복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저자는 “공황장애 환자들은 대부분 공황발작 당시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호흡수가 증가돼 있다”며 공황발작으로 인한 다양한 신체증상을 감소시키려면 호흡훈련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저자가 설명하는 호흡훈련 방법은 ▲조용하고 안락한 장소에서 실시한다. ▲복식호흡을 한다. 가슴은 가만히 두고 배로 숨을 쉰다(한 손은 가슴에 다른 손은 배 위에 올려놓는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속으로 ‘하나’하고, 내쉬면서 ‘편안하다’고 마음속으로 말한다. ‘열’까지 세고 나면 다시 거꾸로 하나까지 헤아린다. ▲자신의 호흡과 숫자를 헤아리는 데 정신을 집중한다. ▲부드럽게 호흡을 하면서 정상적인 호흡 횟수와 깊이를 유지해야 한다.

책 『굿바이 공황장애』의 저자 최주연 의사는 ‘공황장애 극복 과정’을 다섯 단계(배움, 확신, 결단, 행동, 노력)로 나눠 설명한다. 첫 번째는 ‘배움’이다. 저자는 “배움은 공황이 뭔지, 그 공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또 어떻게 끝나는지 아는 것”이라며 공황장애라는 병을 제대로 알고 있을 때, 비로소 공황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두 번째는 ‘확신’이다. 저자는 “공황장애 극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공황과 관련된 두려운 상황이나 대상을 실제로 경험하고 맞서서 극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확신을 통해 자신감을 갖고, 자신감을 통해 병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확신에 찬 결단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변화된 삶을 가져오게 만든다. 이어 치료가 끝난 후에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신체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앞선 언급처럼 공황장애는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병’이라는 확신을 갖는 게 중요하다.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지인이 있다면, 만날 때마다 격려와 응원의 말을 건네자.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내가 항상 옆에 있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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