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상처를 보듬는 상처, 함께 울어주는 책 『고독한 장르』
[리뷰] 상처를 보듬는 상처, 함께 울어주는 책 『고독한 장르』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12.0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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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이 글은 내 방 모퉁이의 작은 창문에서 시작되었다.” 새까만 표지에 흰색 글씨로 ‘고독한 장르’라고 적혀있는 이 책은 마치 한 줄기 빛만이 새어 나오는 어두컴컴한 방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울고 있기라도 하는 듯 눈물과 고독으로 얼룩져있다. 

눈물과 고독은 저자의 상처에 기인한다. 몸 어딘가 상처가 생기면 작은 감각에도 아주 예민해지지 않던가. 저자는 버거운 삶을 버티며 얻은 상처들로 연인의, 가족의, 주변 사람들의, 그리고 우리 사회의 상처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깊이 공감한다. 상처를 보듬는 상처다.  

책은 눈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뻔한 위로나 무용한 조언을 전하는 대신 함께 울어주는 것이다. 감정이 주체가 된 저자 자신의 이야기들은 책의 마지막 장까지 고독하고 슬프다. 그렇기에 어떤 사람들에게는 저자의 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가장 효과적인 위로가 된다. 우리는 울음이 나올 정도로 슬플 때, 그저 함께 울어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웃음뿐만 아니라 울음도 함께 할수록 더욱 개운하지 않던가.        

지독하게 슬픈 영화가 그저 슬픔만을 전하지 않듯, 이 책도 독자에게 고독의 아름다움을, 슬픔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숨 잘 쉬기’를 원하는 보통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청년 작가들의 목소리를 담는 아름다운 출판사(대표 홍예지)의 ‘숨 시리즈’, 그 여섯 번째 책이다. 

『고독한 장르』
문기현 지음│아름다움 펴냄│184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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