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세웠던 독서 목표 이루셨나요?… 국립중앙도서관 12월 사서추천도서
연초에 세웠던 독서 목표 이루셨나요?… 국립중앙도서관 12월 사서추천도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12.02 16: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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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어느새 12월이다. 지난 1월 당신이 세웠던 목표들이 당신을 평가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연초에 계획한 만큼의 책을 당신은 읽었는가. 대개는 목표를 완벽하게 지키지 못했으리라. 바빠서, 쉬느라고, 노느라고 미뤄왔던 독서를 지금이라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아직 2019년은 끝나지 않았다. 연초의 계획을 지키고 자신에게 떳떳해질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하는 12월의 책을 소개한다.

■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이국환 지음│산지니 펴냄│232쪽│15,000원

우리는 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생은 도대체 무엇일까. 살아가면서 우리는 저마다 깊은 고민에 빠진다. 인생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버티며 살아가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의 삶이 막막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절망 대신 희망을 이야기한다. 흔들리고 고민하며 불안을 안은 채, 그러나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곧 다가올 오후도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삶에 지칠 때 “삶을 버티게 하는 가치들”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보자.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이들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담겨 있다.

책 속 한 문장

“인생은 짧다. 후회는 의무와 도리를 다했고 열심히 살았다는 핑계로 내 삶을 유기한 죄, 그리하여 정작 나를 돌보지 않은 죄에 대한 형벌이다.” <25쪽> 

■ 내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율리아네 쾨플케 지음│김효정 옮김│흐름출판 펴냄│336쪽│15,000원

1971년 12월 24일, 페루 상공에서 한 비행기가 폭풍우를 만나 추락했다. 추락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율리아네 쾨프케. 그녀는 사고가 일어나기 이틀 전에 참석한 댄스파티의 사진을 볼 때마다 이렇게 회상한다. “내가 댄스파티에 참석하겠다고 조르지 않았다면, 그래서 그 비행기를 좀 더 일찍 탔더라면 엄마와 나는 어떻게 됐을까?” 
3,000m 상공에서 떨어진 율리아네를 살린 것은 페루 다우림의 나뭇가지와 덩굴들이었고, 생물학자인 부모님에게서 배운 밀림 생존 법칙 덕분에 그는 살아 돌아올 수 있었다. 기적적인 생환이었지만 그는 이후 홀로 생존했기에 감당해야 했던 여러 불편한 시선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책은 비행기 추락에서 시작해 동물학자로서 평생 페루의 밀림을 지키는 데 앞장선 율리아나의 삶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자신을 살리고, 또 꿈을 꿀 수 있게 한 그 밀림에서 율리아네의 생생한 발자국을 따라가 보자.   

책 속 한 문장 

“뭔가를 이루겠다고 정말로 굳게 결심하면 결국 성공할 수밖에 없어. 간절히 원하기만 하면 돼, 율리아네.” <63쪽>

■ 산책자의 인문학    
문갑식 지음·이서현 사진│다산초당 펴냄│300쪽│16,000원

여행을 가기 전에 가장 먼저 무엇을 준비하는가? 숨겨진 맛집,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도 좋지만, 이 책의 저자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여행지와 관련된 예술가나 작품을 먼저 알아본다고 한다. 저자는 “여행을 준비하는 방법에 따라 여행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추억의 정도도 달라진다”고 말한다. 가령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찾아가 본 프랑스 뒤브롱 산과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을 읽은 후 보는 뒤브롱 산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책은 유럽의 여러 도시와 관련된 예술가나 작품을 네 가지 주제로 나눠 산책하듯 가볍게 들려준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는 천재화가 보티첼리를 통해 피렌체 르네상스를 말하고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바람둥이 클림트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 프랑스 리옹에서는 소설 『어린왕자』의 저자 생텍쥐페리의 일생과 ‘가시 돋친 장미’의 비밀을 다루는 등 총 열네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과 여행을 이미 다녀온 사람 모두 이 책을 통해 여행의 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시, 소설, 그림, 조각, 음악 등 우리가 걸작이나 명작이라 부르는 작품을 한껏 감상하고 여행지로 떠나면, 단지 눈에 보이는 그 공간의 현재뿐 아니라 과거까지 여행할 수 있다.” <5쪽>

■ 최악의 여성, 최초의 여성, 최고의 여성    
나탈리 코프만 켈리파 지음│이원희 옮김│작가정신 펴냄│344쪽│33,000원

이 책은 여성의 자유와 평등, 권리 보장을 위해 320만 년 전부터 21세기까지 시대에 정면으로 도전한 여성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은 총 여섯 장으로 나뉜다. 최초 여성 외과의사 페세쉐트의 삶을 담은 1장 ‘출현의 시대’와 최초로 시민으로서 여성의 권리를 선언한 올랭프 드 구주의 이야기를 담은 2장 ‘주장의 시대’, 영국 여성의 참정권을 얻어낸 에멀린 팽크허스트의 삶을 그린 3장 ‘요구의 시대’, 남성 누드화를 그린 쉬잔 발라동의 이야기를 담은 4장 ‘용기의 시대’, 세계 최초 여성 마라톤 완주자 캐서린 스위처를 다룬 5장 ‘참여의 시대’,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 백악관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에 대해 이야기하는 6장 ‘희망의 시대’가 그것이다. 한편, 이 책에는 여성 인권에 기여한 굵직굵직한 인물들 외에도 총 100인의 진보적인 여성들이 등장한다.

책 속 한 문장

“여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유이며 남성과 평등한 권리를 가지고 살아간다. 사회적 차별은 오직 공동 이익에 근거하는 경우에만 허용될 수 있다.” <10쪽>

■ 나는 뉴욕의 초보 검사입니다    
이민규 지음│생각정원 펴냄│284쪽│15,000원

‘세상의 중심’, ‘잠들지 않는 도시’ 등 그럴듯한 수식어를 가진 미국의 도시 뉴욕. 화려한 도시의 모습 이면에는 각종 범죄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저자는 그런 뉴욕에서 한국인 검사로 일하며 겪은 다양한 경험을 풀어낸다.
뉴욕주 검찰청 사회정의부 소속 검사인 저자는 경력이 1년밖에 되지 않은 초보 검사이지만 임금착취, 사기, 성매매 등 다양한 사건을 처리해 나가면서 인간의 추악한 면과 마주한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법이 가진 한계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진심으로 위로하고, 정의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자 노력한다. 검사로서, 인간으로서 저자가 해온 여러 가지 고민들을 책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이 책의 배경은 뉴욕이지만, 어느 정도는 한국 사회와도 닮아 있다.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정의란 무엇인지, 또 바람직한 인간의 삶은 어떤 것인지 저자와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그래 봤자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시도해보는 수밖에 없다. 그래 봤자 나약하고 부족한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사람을 위로하고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사람밖에 없다.” <143쪽>

■ 법에도 심장이 있다면    
박영화 지음│행성B 펴냄│284쪽│15,000원

상대방과의 갈등이 뜻대로 해결되지 않을 때 흔히 ‘법대로 하자’라는 말을 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법도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예측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삶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사건들에 법을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과연 법이 최선일까?
이 책은 저자가 판사, 변호사로 일하며 진정한 법조인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특히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배경과 숨은 진실을 살펴 공정한 판결을 내리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법과 사람 사이에서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법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책 속 한 문장 

“어쩌면 정의의 여신 디케 또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피고인을 만나면 남몰래 눈물을 흘리고, 신전에서 내려와 그들의 가족을 따뜻하게 안아줄지도 모를 일이다.” <113쪽>

■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로마 아그라왈 지음│윤신영·우아영 옮김│어크로스 펴냄│328쪽│16,000원

구조공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다리, 터널, 고층 건물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커다란 세계를 설계하고 만들어 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대한 다리를 위에서 당기고 있는 장력 케이블, 콘크리트, 벽돌과 같은 건축 재료 이야기부터 다양한 건축물에 숨겨진 이야기까지 흥미롭게 풀어놓는다. 예를 들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는 고층 건물의 안쪽에 있던 구조를 바깥에 설치하는 아이디어에서 탄생했으며, 멕시코시티의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은 매년 60mm~80mm씩 가라앉고 있다고 한다.
딱딱한 구조공학 이야기라기보다는 우리가 걸어 다니는 길, 지나다니는 터널, 건너는 다리 등 일상 속에서 만나는 세상의 모든 건축과 구조물들을 새로운 눈으로 살펴보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미국과학진흥회(AAAS)가 2019년 올해의 과학책으로 선정했다.

책 속 한 문장

“건축물은 우리의 삶을 재단하고 지속시키며 우리가 존재할 수 있도록 캔버스를 제공한다. 우리는 자주 건축물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잊는다. 하지만 건축물은 많은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15쪽>

■ 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배명자 옮김│316쪽│16,000원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학과 친하지 않다. 실험실과 화학자, 실험기구에 담긴 화학물질처럼 ‘화학’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우리네 일상과는 제법 거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이 온통 화학이라니?
자칭 ‘화학 덕후’인 저자는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행복한 저녁 식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하루에 담겨 있는 다양한 화학을 소개한다. 예컨대 잠을 깨는 과정은 뇌가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중단하는 것과 관련이 있고, 화학물질로 코팅된 테플론 프라이팬에 달걀을 구울 수 있는 이유는 탄소와 불소 원소가 ‘옥텟 규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부엌이나 책상, 휴대폰 등 저자는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서 흥미로운 화학 이야기를 끌어내 재치 있게 설명한다. 
단순하고 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더 가까이, 분자 차원에서 들여다보면 새롭게 느껴진다. 지금껏 화학이 낯설기만 했다면 이 책을 통해 화학의 매력을 발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화학약품이라는 낱말 자체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전혀 들어 있지 않다. 독성이 있든, 건강에 좋든, 생존에 필수적이든 어떻든 이 세상은 온통 화학이다.” <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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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미술관 2019-12-05 22:32:04
산책자의 인문학.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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