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최강의 두 아이 양육법 『형제자매는 한 팀』
[책 속 명문장] 최강의 두 아이 양육법 『형제자매는 한 팀』
  • 전진호 기자
  • 승인 2019.12.02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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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우리 아이들은 어째서 계속해서 싸우는 걸까요?”
나는 육아 코치로서 이런 질문을 하는 부모를 여럿 만났다. 그들은 첫아이에게는 최선을 다할 수 있었는데 둘째에겐 한계가 너무 빨리 찾아온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처음엔 두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공평하게 사랑하려고 노력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그 부모들이 모르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그게 부모 탓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문제가 있다면 우리 인간이란 종이 오랫동안 큰 집단에 속해 살아왔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인간은 원래 공동으로 생활했고 서로 돕고 조언하고 편을 들어주면서 일상을 꾸려왔다.
그동안 우리에겐 형제자매와 잘 지내는 방법을 아는 또 다른 형제자매 혹은 삼촌이나 경험 많은 연장자가 곁에 있었다. 그들은 우리의 가정사를 들여다보며 올바른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이었다. 지난 250만 년 동안 인간은 둘, 셋 혹은 그 이상의 자녀를 키우면서도 절대 혼자가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은 많은 부모가 핵가족의 좁은 경계 안에서, 심지어는 부모 한쪽이 도맡아서 그 일을 처리하려 든다. 그러다보니 이 초인적 과제가 그들의 정신적, 육체적 한계를 위협하는 실정이다. 그들에겐 외부의 객관적 시각이 필요하다. 학교에선 가르치지 않는 지식과 전략을 전달해줄 누군가가 절실하다. <5~6쪽> 

우리집의 아이들은 엄마와 분리돼야 할 갖가지 상황에 대비해 이른바 '응급 주머니'를 하나씩 갖고 있따. 그 안에는 예쁜 색연필과 작은 블록세트, 작은 카드놀이 상자, 풀, 예쁜 지우개, 휴지, 가족사진, 목욕용 공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여러 놀이 도구들이 담겨 있다. 아이들이 나와 떨어질 때 자신의 응급 주머니를 들고 간다. 나를 놓아주는 것이 힘들게 느껴질 때 이 주머니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특별한 물건을 발견하면 내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즐겁게 놀 수 있다. <72쪽> 

비교는 형제자매를 라이벌로 만든다. 경쟁, 시기, 질투는 시간이 지나면서 미움과 증오로 발전한다. 학자들의 관찰에 따르면 라이벌 의식은 누구보다 성별이 같은 첫째와 둘째 사이, 혹은 쌍둥이들 사이에서 가장 강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무엇보다 형제자매간 라이벌 의식을 조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가족 내 역학 관계다. 그러므로 당연한 소리지만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은 절대 아이들을 비교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누가 '더 낫다'라는 평가는 절대해선 안 된다. 비교는 순식간에 일어난다. 습관적으로 하는 다음과 같은 말에도 비교가 숨어 있다. "넌 오빠보다도 밥을 빨리 먹는구나!" "언니 채소 먹는 것 좀 봐. 너는 왜 안 먹니?" "어머, 오빠는 벌써 신발 다 신었네. 오빠가 얼마나 빨리 신었는지 좀 보렴!" <117~118쪽> 

형제자매를 분석하다보면 그들이 놀이터에서 무작위로 뽑아온 두 명의 아이만큼이나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언급했다시피, 아이들은 가족이란 생태계 안에서 비어 있는 공간을 찾아 자신의 개성을 발달시킨다. 서로 방해하지 않고 자라기 위해서다. 그래서 한 가정 안에 얌전한 아이와 활발한 아이 혹은 말이 많은 아이와 조용한 아이처럼 상반된 캐릭터가 함께 자라는 경우가 많다.
나는 서로 다른 개성을 모두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어떤 특정한 기질, 예를 들어 시끄럽고 산만한 아이나 거칠며 몸놀림이 많은 아이에겐 적합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지난 10만 년간 호모사피엔스가 살아온 세상에는 모든 인간에게 각자의 자리가 있었다. 시끄럽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새로운 영역을 탐색하는 정찰병이나 개척자가 되었다. 지시하길 좋아하는 성격은 집단에 방향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되었다. 동정심이 많고 다른 사람을 챙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살림살이를 돌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개성은 대체로 성별에 의해 구분될 수 있을 때조차 그렇게 규정되지는 않았다. <208~209쪽> 
  

『형제자매는 한 팀』
니콜라 슈미트 지음 | 이지윤 옮김 | 지식너머 펴냄│308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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