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너 예전엔 안 그러더니 요새 왜 그래?" "엄마 아빠야말로 저한테 왜 그러세요!"
사춘기 청소년이 있는 가정에서 흔히 오가는 대화다. 성장과정에서 유난히 날카로워지는 시기인 사춘기를 맞은 청소년은 모든 게 귀찮아 지기도 하고, 궁금한 게 많아지기도 하고 때로는 외롭고, 힘든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방황에 빠지기 마련.
그런 사춘기를 표현하자면 어떤 '단어'가 어울릴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청소년과 어른이 더 자주 함께 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사춘기를 표현하는 말 64가지를 소개한다. 글 옆에 자리한 일러스트레이터 애슝의 시의적절한 그림은 글 읽는 맛을 더한다.
대들다, 한 소리 들을 때마다
"허구한 날 휴대폰만 들여다볼 거야?"
└ 아빠가 내 폰을 던져서 박살 났을 때
'엄마도 그럴 때 있잖아요.'
└ 엄마가 방 지저분하게 쓴다고 큰 소리로 야단칠 때
"이것도 성적이라고 받아 왔니?"
└ 엄마 아빠가 성적표로 머리를 툭툭 칠 때
더는 참지 못하고 대들고 싶어져!
아빠가 애지중지하는 피규어들을 누가 다 내다 버리면 참을 수 있겠어?
그러니까 내 폰도 막 내리쳐서 부수지 마요. <16쪽>
불공평, 우리는 차별 안 하는데
누나랑 같이 텔레비전 봤는데 나만 엄청 야단맞을 때
공부 잘하는 애들만 예쁨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오빠는 왜 안 해?"
└ 할머니가 나한테만 집안일을 시킬 때
이건 정말 불공평해. 우리는 어른들한테 차별 같은 거 안 해! <22쪽>
잔소리, 내가 싫어하는 것
변비인 줄 알면서 화장실 오래 쓴다고 뭐라 할 때
└ "그만 좀 해. 나오려다가도 들어가겠어!"
빨리 씻고 나오면 대충 씻지 말라고,
좀 여유 있게 씻고 나오면 이 집에 너 혼자 사냐고,
어떻게 해도 한 소리를 들을 때
"너는 매사 뭐가 그렇게 불만이니?"
└ 가만히 있다가 괜히 구박받을 때
아, 정말이지 잔소리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
아빠도 엄마한테 잔소리 들을 때 안 보이는 쪽에다 입을 내밀고 삐죽삐죽했잖아! <42쪽>
초경, 너는 어제 했어?
'아, 왜 자꾸 배가 아프지?'
└ 변비 때와는 좀 다르게 배가 아파 올 때
'당황하지 말고 침착해야 해.'
└ 아무렇지 않은 척 생리대를 찾을 때
"축하해!"
└ 엄마 아빠가 케이크를 사 와서 첫 생리를 축하해 줄 때
초경, 넌 언제 시작했어? 겁먹을 필요는 없어. 자연스러운 몸의 변화일 뿐이니까. <60쪽>
폭발하다, 예고도 없이
"너 땜에 아주 창피해 죽겠어."
└ 학원 한 번 간 적 없이 일 등만 한다는 사촌 형과 비교당할 때
엄마가 나한테는 알아서 챙겨 먹으라 하고
공부 잘하는 언니한텐 고기 구워서 밥 차려 줄 때
요돈 좀 올려 달라 했는데
예전에 잘못한 것까지 하나하나 다 까발려질 때
너 같으면 폭발하지 않겠니?
우리 엄마는 추석이나 설날에 할머니 집 갔다 오면
무조건 폭발해. 그래서 그땐 아빠도 나도 슬슬 기어. <78쪽>
『사춘기 준비 사전』
박성우 지음 | 애슝 그림 | 창비 펴냄│156쪽│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