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폼장] 시민운동은 왜 비폭력이어야 하는가 『비폭력 시민운동은 왜 성공을 거두나?』
[지대폼장] 시민운동은 왜 비폭력이어야 하는가 『비폭력 시민운동은 왜 성공을 거두나?』
  • 전진호 기자
  • 승인 2019.11.27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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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비폭력운동은 폭력적 운동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며, 그 결과 저항의 기반을 확대시키고 체제 세력의 현상 유지비를 증가시켜준다. 비폭력 운동에 대규모 시민이 참여하면 이를 억압할수록 역효과를 낳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체제 지지자들 사이에서 충성도에 변화를 일으키고, 저항운동 지도자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전술과 전략을 선택할 기회를 더 많이 가져다준다. 체제 엘리트들의 눈에 시민 저항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폭력적 내란행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비해 더 믿을 만한 협상 파트너로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그 결과 체제 엘리트들로부터 양보를 끌어낼 기회가 많아진다. 

그러나 단지 비폭력적이라는 이유로 저항운동이 반드시 성공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1900년 이후 비폭력 운동 네 건 중 한 건은 완전히 실패했다. 간단히 말해 비폭력 운동이라 할지라도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할 때, 즉 체제 세력의 권력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을 만큼 다양하고 광범위한 계층의 시민들을 활발하게 모집하지 못할 때, 저항운동은 실패한다. 그리고 억압을 당했을 때 이에 다시 맞설 수 있는 회복력을 갖지 못해도 목표 달성에 실패한다. 

한편 폭력적 운동 네 건 중 한 건은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와 관련해 폭력적 운동이 때로 성공하는 이유를 간단히 살펴볼 예정이다. 비폭력운동의 성공이 지역적 요인에 더 많이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폭력적 내란은 외부의 지원을 획득하거나 대중이 지지하는 성공적인 비폭력 운동의 특징을 띨 때 성공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대중의 지지를 뜻하기 때문이다. 외부의 지원을 받아 신뢰를 얻으면 잠재적 참여자들을 더 많이 끌어들여 체제에 반대하는 내란 지지 세력을 더 많이 흡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제적 지원은 양날의 칼이다. 외국 후원자들은 변덕스럽고 신뢰할 수 없는 동맹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외부 국가의 후원은 내란 세력 내에서 규율 부족을 초래해 무임승차 문제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우리는 이 연구의 객관적 진실을 뒷받침하기 위해 NAVCO(폭력·비폭력 운동과 그 결과) 데이터 세트의 통계 증거를 여기에 제시할 것이다. 또한 이란, 팔레스타인 지역, 버마, 필리핀 네 곳의 사례 연구에서 나온 신뢰할 만한 질적 증거도 제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이 책에서 일관되게 다루게 될 용어를 간단하게 정의하고자 한다. 첫째 폭력과 비폭력 전술은 구분돼야 한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어떤 운동을 폭력 또는 비폭력으로 분류하는 데에는 몇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많은 경우 서로 맞서는 집단들 사이에서는 폭력적이면서 비폭력적인 운동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중운동에서 폭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독립적으로 행동하거나 중앙의 지도력을 무시하는 비주류 회원들, 또는 비무장 저항운동을 나쁘게 자극해 폭력을 채택하도록 획책하는 적의 앞잡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가 하면 몇몇 집단은 폭력적 저항 방법과 비폭력적 저항 방법을 모두 사용하기도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프리카 민족회의(ANC)가 그런 경우다. 특정 운동을 폭력적 또는 비폭력적으로 단정할 경우에는 저항운동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오류를 낳을 수도 있다. 

『비폭력 시민운동은 왜 성공을 거두나?』
에리카 체노웨스·마리아 J. 스티븐 지음│강미경 옮김│두레 펴냄│380쪽│19,800원

* 지대폼장은 지적 대화를 위한 폼나는 문장이라는 뜻으로 책 내용 중 재미있거나 유익한 문장을 골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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