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한국 범죄 영화 BEST5’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한국 범죄 영화 BEST5’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11.2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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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스릴러의 대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두려움을 없애는 나의 유일한 방법은 그 두려움에 대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려움에 대한 영화. 바로 범죄 영화다.

감독들은 다양한 장르의 범죄 영화를 통해 인간의 두려움과 불안한 심리를 녹여낸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르게 인정받은, 웰메이드(well-made) 한국형 범죄 영화를 찾아봤다.

김지운 감독 <달콤한 인생>

영화 <달콤한 인생> 스틸컷 [사진=네이버 영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2005)은 범죄 영화 중 ‘필름 누아르’(film noir)에 속한다. 필름 누아르란 프랑스어로 ‘검은 영화’라는 뜻인데, 다소 무겁고 황량한 분위기의 공간, 빛과 어둠의 강렬한 대비를 통해 범죄와 폭력 세계를 더욱 효과적으로 묘사한 영화를 일컫는다. 대표적인 예로 하워드 혹스 감독의 <빅 슬립>(1946)이 있다.

<달콤한 인생>은 얼핏 보기에 멜로 영화의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조직의 두목인 강 사장(김영철)의 내연녀 희수(신민아)를 사랑한 선우(이병헌)의 입장에선 특히 그렇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강 사장이 선우에게 건넨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라는 대사는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흔들림’이다. 이는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서도 드러나는데, 카메라는 흔들리는 나뭇가지, 흔들리는 바람, 종국에는 흔들리는 사람의 마음을 포착한다. <달콤한 인생>은 흔들리는 마음 때문에 끝내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의 운명을 필름 누아르로 녹여낸 영화다.

윤종빈 감독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스틸컷 [사진=네이버 영화]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2011)은 범죄 영화 중 ‘갱스터 영화’(gangster film)에 속한다. 갱스터 영화는 조직의 깡패들이 나오는 영화로, 범죄자들의 성공과 몰락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대표적인 예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 시리즈가 있다.

<범죄와의 전쟁>은 제목 그대로 ‘나쁜놈들의 간의 치열한 전쟁’을 그리고 있다. 비리 세관 공무원 최익현(최민식)과 부산 최대 조직의 보스 최형배(하정우)의 암중모색과 진퇴양난은 실로 흥미로운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맛깔스러운 대사는 극의 흥미를 더한다.

변영주 감독 <화차>

영화 <화차> 스틸컷 [사진=네이버 영화]

변영주 감독의 <화차>(2012)는 범죄 영화 중 ‘미스터리 스릴러’(mystery thriller)에 속한다. 미스터리 스릴러란 범죄 사건에 대한 정보를 관객에게 제공하지 않고, 관객이 주인공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영화이다. <화차>와 비슷한 한국 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 김한민 감독의 <극락도 살인사건>(2007) 등이 있다.

<화차>는 결혼 한 달 전, 갑자기 사라진 약혼녀 선영(김민희)의 행방을 찾아 나서는 문호(이선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감독은 극악한 고통에 처한 여성이 타인의 신분을 훔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미스터리 스릴러로 녹여내 큰 호평을 받았다.

강윤성 감독 <범죄도시>

영화 <범죄도시> 스틸컷 [사진=네이버 영화]

강윤성 감독의 <범죄도시>는 범죄 영화의 하위 장르인 ‘경찰 영화’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마동석이 연기한 마석도는 <공공의 적> 시리즈의 강철중(설경구)에 비견될만한 형사 캐릭터로 큰 인기를 끌었다.

<범죄도시>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청년경찰>(2017)과 함께 ‘조선족 혐오’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청년경찰>과 달리 장첸(윤계상)으로 대표되는 절대 악인에 맞서 경찰들과 조선족들 간의 연대를 도모해 ‘조선족 혐오’를 일정 부분 극복한 점이 있다.

<범죄도시>는 주‧조연 모두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고, “진실의 방으로” “너 내가 누군지 아니?” “와~ 깡패다~” 등 숱한 명대사를 남기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영화는 당시 680만명이 넘는 관객수를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변성현 감독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사진=네이버 영화]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은 범죄 영화 중 ‘언더커버(undercover)’로 분류된다. 언더커버는 경찰·정부 등의 요원이 상대편의 조직원으로 위장해 첩보 활동을 벌이는 내용을 그린 영화다. 대표적인 예로는 마이크 뉴웰 감독의 <도니 브래스코>(1997)와 맥조휘‧유위강 감독의 <무간도> 시리즈가 있다. 한국 영화로는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2012)를 꼽을 수 있다.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불한당>의 팬덤인 ‘불한당원’들이 재호(설경구)와 현수(임시완)의 관계를 우정 이상으로 해석한다는 데 있다. 실제로 영화에는 동성애적 코드가 두드러지며 특히 현수를 바라보는 재호의 시점 쇼트(point of view shot)는 묘한 성적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최근 ‘남성동성사회’를 배경으로 한 언더커버에서 동성애적 코드가 자주 사용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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