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 100만명 넘은 ‘밀리의 서재’가 잘 나가는 이유
회원수 100만명 넘은 ‘밀리의 서재’가 잘 나가는 이유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11.20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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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밀리의 서재]
[사진=밀리의 서재]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동영상 앞에 기죽은 활자의 시대. 벌써 십수 년째 “단군 이래 최악”이라는 출판계의 앓는 소리가 나오지만, 그 속에서도 ‘살길’을 도모해 괄목할 성과를 내는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띈다. 바로 월정액 도서 서비스다.

책 『소유의 종말』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이 “소유의 시대가 가고 접속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했듯, 독서 역시 소유에서 구독의 시대로 넘어간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밀리의 서재’를 비롯해 리디의 ‘리디셀렉트’, 교보문고의 ‘교보sam’, 예스24의 ‘북클럽’ 등 다채로운 월정액 도서 서비스가 참신한 시도로 독자 끌어모으기에 성공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전자책 구독경제 모델을 선보인 밀리의 서재는 올해 누적 회원 수 100만명을 돌파했는데, 일 년에 세권 이상의 책을 읽는 사람이 5%도 안 되는 독서인구를 고려할 때 놀라운 성과다. 밀리의 서재 앱은 올해 독서앱으로는 이례적으로 ‘구글플레이’가 선정하는 ‘2019 올해를 빛낸 인기 앱’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책 읽지 않는 시기에도 불구하고 주목받는 월정액 독서 서비스. 그 이면에는 어떤 배경이 자리할까? 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는 책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스트리밍 라이프’와 ‘편리미엄’을 배경으로 지목한다. 먼저 스트리밍 라이프는 ‘소유’가 아닌 ‘경험’을 중시하면서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중시하는 생활 유형인데, 책을 ‘대여’하는 월정액 도서 서비스와 맥이 닿아 있다. 김 교수는 “스트리밍 라이프의 등장은 소유에서 사용으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가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제 누가 더 많이 소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많은 경험을 해보았는가가 인생의 풍요로움을 평가하는 새로운 척도가 된다”고 말한다. 책을 구매하기보다는 적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구독’하면서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편리미엄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 성과를 도출하는 효율성을 뜻한다. ▲일 처리에 소요 시간을 절대적으로 단축하거나 ▲귀찮은 일에 들어가는 노력을 덜어주거나 ▲얻고자 하는 성과를 극대화해주는 것으로, 다양한 경험과 자기 성장을 원하지만,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젊은 소비자들이 독서 시간과 책을 고르고 읽는 노력을 줄여주는 월정액 도서 서비스를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사진=밀리의 서재]
[사진=밀리의 서재]

실제로 밀리의 서재의 경우 책 한권을 30분 분량으로 요약해서 읽어주는 ‘리딩북’, 책 핵심내용을 채팅형 콘텐츠로 요약해 소개하는 ‘챗북’ 등 독서 부담을 줄여주는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5만권에 달하는 도서 중 베스트셀러 비중은 40%(10월 전자책 출판 도서 기준)에 가까워 ‘효율’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리디셀렉트]
[사진=리디셀렉트]

리디가 선보인 리디셀렉트도 마찬가지. 리디셀렉트는 리디북스(전자책 판매) 상위 5%(평점+판매량) 도서 위주로 구성해 독자를 유혹한다. 최근에는 책뿐 아니라 뉴스큐레이션 서비스로까지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는데, 다음 달 18일에는 (유료) 뉴스 기사와 출판인 칼럼 등을 담은 ‘아티클’ 서비스가 리디셀렉트에 추가될 예정이다.

[사진=예스24 북클럽]
[사진=예스24 북클럽]

예스24의 북클럽은 상대적으로 뒤늦게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밀리의 서재와 리디셀렉트에 없는 도서를 상당수 포함하고 있어 해당 취향을 지닌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를테면 대작으로 평가받는 박경리의 『토지』는 북클럽에서만 볼 수 있고, 신작 『에이트』를 비롯해 『리딩으로 리드하라』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 등 이지성 작가의 책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월정액 도서 서비스 이용요금은 대체로 1만원 안팎으로 부담이 적어, 필요한 도서를 찾아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배송을 기다릴 필요도, 추가 비용을 낼 필요도 없는, 그러면서도 맞춤형 도서를 추천받을 수 있는 월정액 도서 서비스 특성 탓에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이용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김난도 교수는 “귀찮은 일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일이 과거보다 매우 중요해졌다. 비용을 지불해 절약한 시간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곧 경쟁력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결국 이런 도서 서비스의 선전은 소비자의 자기계발과 시간 관리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실제로 지난 10월 밀리의 서재가 이용자 7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용자의 44%가 “책 읽는 습관을 만들고 싶어 밀리의 서재를 이용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책에 흥미를 붙이기에는 책과 관련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많은 밀리의 서재가 부담이 적었다는 평이 많았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요약형 독서 콘텐츠인 ‘리딩북’의 경우 출근 또는 통학 시간인 아침 6시부터 9시까지 이용률이 가장 활발하다”며 “독서 필요성을 느끼는 분들이 이동하는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는 독서 습관을 갖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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