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가혹한 자기혐오, 나는 왜 내가 싫을까? 『수치심』
[책 속 명문장] 가혹한 자기혐오, 나는 왜 내가 싫을까? 『수치심』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11.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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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오늘날처럼 자기애가 넘치는 시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상에서 굉장히 성공한 인생을 사는 것처럼 자신을 꾸며 드러내도록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만약 당신이 수치심을 느낀다고 인정한다면, 경멸받아 마땅한 인생의 패배자가 되는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 나의 경험상 사람들은 대체로 그 자신의 수치심을 인지하는 것에 불편해하며, 그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인하거나 혹은 그만큼 강력하게 부정적인 인상을 남기지 않는 다른 단어로 돌려 말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에 거리를 두는 것을 선호한다. <13~14쪽> 

내가 임상 실무를 봐온 지난 수십 년 동안, 상담에 임한 내담자 중 자신이 수치심 때문에 분투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있던 사람은 매우 적었다. 종종 그들은 자신이 자존감이 낮다는 말을 하겠지만, 대체로 그들이 겪는 사회적 상황이나 식이 장애나 재발성 우울증으로 인해 느끼는 주체할 수 없는 불안감에 대해 더 자주 이야기하는 편이다. 비록 이전까지는 깨닫지 못했지만, 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그동안 극심한 수치심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게 흔히 드러나곤 한다. <37쪽> 

여우와 신 포도에 관한 이솝 우화는 우리가 결코 가질 수 없는 것들을 그리워한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그리고 오만한 무심함을 표명하는 지점에서 우리 스스로 먼저 그에 대한 포기 선언을 하는 것이 일조의 안식을 가져다준다는 걸 보여준다. 여러 해 동안 나는 수차례에 걸쳐 내담자들이(내 친구들과 지인들도 마찬가지고) 방어적인 무관심 상태로 피신해 기대감이 무너졌을 때의 수치심을 사전에 피하려고 하는 것을 관찰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개의치 않는다면, 실망할 일도 없어질 것이다. <163쪽> 

당신 자신이 저지른 서투른 실수 또는 실례를 두고 스스로 웃어버리는 것은, 원치 않은 노출이 주는 수치심 경험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고 그것을 유머로 소비하면서 수치심의 고통을 한결 경감해준다. 우리는 웃음을 통해 수치심으로부터 거리감을 확보한다. 수치심의 진창에 빠진 채 단순히 남의 조소의 불운한 대상이 되고 마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이 관객이 돼서 그 어색하기 짝이 없는 사람을 유쾌하게 놀려준다. 나는 스스로를 향해 웃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신호라고 본다. <347쪽> 

절대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것은 개인 성장을 불가능하게 한다. 당신이 저지른 실수에 책임을 지는 것은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우리 모두는 더 나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가끔씩 잘모된 선택을 한다. 우리는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스스로에게 과한 혹독함 없이 실수를 인정하고, 그 경험을 통해 배우며, 다음 기회에는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노력하는 것뿐이다. <404쪽> 

『수치심』
커트 톰슨 지음 | 김소영 옮김 | IVP 펴냄│304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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