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논술 전에 반드시 읽고 가자… 시간배분·독해법·마음가짐
수시 논술 전에 반드시 읽고 가자… 시간배분·독해법·마음가짐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11.18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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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수험생들이 2020학년도 수시 논술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12월 초까지 각 대학별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이어진다. 논술시험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이 많다.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 (중략)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하고 하루 한 문장이라도 꾸준히 쓰는 것이 글쓰기를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논술시험은 예외다. 논술시험은 여러 면에서 보통의 글쓰기와 다르다.” 유시민 작가는 책 『유시민의 논술 특강』에서 논술 시험이 임박해 그제야 평소 글쓰기를 게을리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말한다. 그는 이 책에서 서울대 인문 계열 논술 문제를 사례로 활용해 표준 훈련법을 제시했는데, 시험 보기 전에 봐두면 도움이 될 내용이 많다. 

그가 전하는 논술 시험에 임하는 자세는 이렇다. “첫째는 겁을 내지 않는 것이다. 논술 시험은 정답이 없다. 논술문은 말이 되게 쓰기만 하면 된다. 둘째는 출제자의 뜻을 존중하는 자세다. 논술 시험에서는 내가 쓰고 싶은 것이 아니라 출제자가 기대하는 것을 써야 한다.” 

논술시험에 겁을 먹지 않기 위해서는 첫째로 어려운 제시문을 해독할 수 있는 넓고 얕은 지식을 갖춰야 한다. 유 작가는 논술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읽어야 할 책으로 ‘다이제스트’를 꼽았는데, 다이제스트란 특정 책 이름이 아니라 “지식의 폭이 넓고 수심이 얕은 강과 비슷한 책”이다. 예컨대 ▲가타마 히로키의 『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 ▲강신주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 ▲강유원의 『역사 고전 강의』 ▲이진경 외 3인의 『고전의 향연』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함영대의 『논리적인 글쓰기를 위한 인문 고전 100』 같은 책이다.

“논술 시험은 훈련을 실전처럼 하지 않아도 실패하고 실전을 훈련처럼 하지 않아도 실패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논술 시험을 준비하는 데 가장 적합한 교재는 가고 싶은 대학의 기출문제다. 기출문제는 각 대학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무료로 얻을 수 있다. 

연습이든 실전이든 시험지를 받은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시간표 짜기다. 제시문을 빠르게 읽은 후 어려워 보이는 문제일수록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세 가지 문항이 있고 300분이 주어진다면 시간표를 짜는 시간만 20분 내외를 잡는다. 만약 문항1과 문항2가 어렵고 문항3이 쉽다면 각각 105분, 105분, 70분을 할당하는 식이다. 시험 중에도 계속해서 남은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이렇게 시간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한 문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한 나머지 답안을 대충 쓰게 되거나 급한 마음에 앞 문제를 대충 쓰고 나중에 수정하게 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전자는 한 문항에서 만점을 받더라도 나머지 문항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전체적인 시험 성적이 나빠질 수 있다. 후자에 대해 유 작가는 “아무리 잘 고친다고 해도 애초에 적절한 시간을 들여 제대로 쓴 것보다는 못하다. 너무 많이 손을 보면 답안지가 지저분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 이외에 문제를 푸는 데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점은 제시문 독해다. 유 작가는 “논술 시험의 성공과 실패는 쓰기보다 읽기에 달려 있다”며 문장력보다 독해력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제시문과 논제를 바르게 독해하고 출제자의 요구에 정확하게 응답하는 것이 논술시험의 핵심이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제시문을 정확하게 독해하고, 제시문에서 중요한 정보를 추려 메모하면서 답안을 설계하는 것이 순서다. 

제시문을 독해할 때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점은 논제와 제시문을 함께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험문제는 보통 문항당 3~4개의 논제들로 구성된 경우가 많은데, 할당된 시간의 절반 정도를 제시문과 논제를 여러 번 되풀이해 읽으면서 답안을 설계하는데 할애해야 한다. 또한, 제시문은 논제들이 서로 연결돼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읽어야 한다. 예컨대 논제2와 논제3에 는 논제1의 답안에 반드시 반영해야 할 정보를 담고 있을 수 있다. 논제2와 논제3의 답안작성 역시 논제1의 연장선상에 있는 경우가 많다.    

본격적으로 글을 쓸 때는 배경지식이나 화려한 문장을 구사하는 능력은 필요치 않다. 유시민 작가의 또 다른 책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 따르면 좋은 글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주제가 분명한 글 ▲주제를 다루는 데 꼭 필요한 사실과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글 ▲사실과 정보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명료하게 보여주는 글 ▲주제와 정보와 논리를 적절한 어휘와 문장으로 표현하는 글이다. 

마지막으로, 논술시험에 자신이 없더라도 좌절하지 않아야 한다. 유 작가는 어떤 수험생도 대학 논술시험에서 완벽한 답안을 써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글쓰기가 직업인 내가 시험을 봐도 마찬가지다. 논술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대학교수들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남지 않은 논술시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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