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요조와 임경선의 재미있는 수다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리뷰] 요조와 임경선의 재미있는 수다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11.17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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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책을 읽는 내내 질투가 났다. 괜찮은 가수와 괜찮은 소설가의 괜찮은 수다. ‘독서’ ‘페미니즘’ ‘정치’ ‘영화’ 등 대화의 주제는 실로 다양하다. 학교를 벗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내밀하고 은근하게 소통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행운이자 행복이다.

이 책은 ‘교환일기’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가수 요조와 소설가 임경선이 일상의 다채로운 주제를 바탕으로 각자의 솔직하고도 재기 발랄한 의견을 교환한 산문집이다.

특히 눈길이 가는 챕터가 있다. 두 작가가 서로 ‘싫어하는 것’들에 관해 얘기한 부분인데, 서로의 의견에 무작정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싫은 건 싫고, 좋은 건 좋다고 말하는 화법이 인상적이다. 이게 바로 정말 친한 사이의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대화법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두 작가는 각자의 삶의 단독자다. 괜찮은 어른이다. 나만의 명확한 삶의 논리와 기준을 가졌지만 나와 의견이 다른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고, 때론 자신의 입장도 바꿀 줄 아는 유연함을 지녔기 때문이다.

타인의 알콩달콩한 우정을 굳이 엿봐서 뭐하겠는가, 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확실히 타인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보며 우리가 모는 배의 키를 조절한다. 저렇게 살아야지, 혹은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부디 우리처럼 살아야지 하고 생각해 주기를, 그리고 우리처럼 살지 말아야지 하고도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당신도 진짜 이상한 사람하고 친구가 한번 되어보길 추천한다. 내가 그랬듯이. -요조

산다는 건 뭘까, 우리는 여전히 궁금하기만 하다. 그러니 앞으로도 살아가는 일에 관한 우리의 이야기를 결코 멈추지 못할 것 같다. -임경선

두 사람의 수다가 이 책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전히, 오랫동안 지속하길 바란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을 때, 덮어 놓고 시원하게 욕이라도 해주고 싶은 일이 벌어졌을 때,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이들의 건강하고도 괜찮은 수다가 생각날 것 같다. ‘여기에 대해 요조와 임경선은 어떻게 생각할까?’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요조‧임경선 지음│문학동네 펴냄│283쪽│1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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