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모가 되려면?” 부모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려면?” 부모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11.16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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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부모의 역할’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장면들이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방영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딸 덕선(이혜리)에게 아빠 동일(성동일)이 건넨 말이 잊히지 않는다.

“아빠, 엄마가 미안해. 잘 몰라서 그래. 첫째는 어떻게 가르치고, 둘째는 어떻게 키우고, 막둥이는 또 어떻게 사람 만들어야 할지 몰라서…… 이 아빠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잖아?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야…… 그러니까 우리 딸이 조금 봐줘.”

덕선은 자신의 생일날에도 언니와 남동생만 챙기는 아빠가 미워 소리를 버럭 지르고 집을 나간다. 위 대사는 집 앞에서 덕선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던 동일이 동네 슈퍼 평상에서 오직 덕선을 위한 케이크를 건네며 하는 말이다.

너무 맞는 말이라서, 너무 당연한 말이라서 순간 숨이 턱 막혔다. 그렇다. 아빠, 엄마도 부모가 처음이다. 그래서 한없이 사랑스러운 딸, 아들이 순간적으로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지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훌륭한 부모는 되지 못하더라도 ‘좋은 부모’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책 『부모가 된다는 것의 철학』의 저자 진 커제즈는 “아이를 가지게 되는 순간 모든 부모와 예비 부모들은 철학자가 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부모가 자식을 세상에 내어놓고, 이들을 기르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많은 당혹스러운 상황 속에는 무수한 철학적 질문들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부모가 되고 부모로 사는 일은 기다림의 연속이고, 이는 우리가 사색과 고심, 토론의 시간을 가지게 됨을 뜻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처럼 부모가 된다는 게 철학자가 되는 과정이라면, 부모가 자식을 위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건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이상적인 부모는 ‘유연한 부모’다. 자식을 위해 적절한 안내는 하지만 때로는 굽히기도 하고, 심지어 아이들에게 영향을 받기도 하는 부모. 저자의 이 같은 조언은 의미심장한데, 결국 육아의 첫 번째 원칙은 부모와 자식을 ‘부모-자식’이 아닌 ‘인간-인간’의 관계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함을 뜻한다.

부모가 자녀를 ‘인간-인간’의 관계로 설정했다면 부모 역시 오롯한 ‘나’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자녀의 교육에 좋다. 책 『그래도, 부모』의 저자 권승호는 “고3 학부모가 자녀를 위해 자기 일까지 내팽개치고 해야 할 것은 없다. 희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라며 “아이를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서 즐겁게 생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녀에게 무관심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지나친 관심,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관심, 부담을 주는 관심, 시간을 빼앗는 관심은 아이의 마음에 부담과 고통을 줘 오히려 공부를 방해할 뿐”이다. 고3 학부모라고 특별히 자녀에게 해 줄 일은 없다. ‘하지 않는 것’도 자녀를 위해 ‘무언가를 하는 행위’이다.

책 『자녀와 부모의 동반 성장』의 저자 윤성희 역시 부모가 자녀를 일방적으로 기르는 것이 아니라 “부모도 자녀와 함께 자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나는 나이 서른에 엄마가 됐다. 꿈도 없이 지내던 내가 아이의 엄마가 되고부터 철이 들기 시작했다. 세상을 좀 더 진지하게 신중하게 계획적으로 살게 됐다”며 “내 아이를 바라보며 더욱 강한 책임감이 생겨났다”고 회고했다.

이어 저자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말로 가르친 자녀는 자라면서 꼬박꼬박 말대꾸하지만, 행동으로 가르친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행동으로 배운다. 행동이 모범이 되는 부모, 성장하는 부모, 자녀가 보고 성장할 롤 모델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 부모님의 모습이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한다.

행동하는 부모 밑에 행동하는 아이가 생기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에게 적절한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하는가』의 저자 강명신은 “비록 아직 어린 아기일지라도 부모가 무엇이든 다 해주려고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비록 능숙하지 못하고 옷이 더러워질지라도 아이가 혼자 해보고자 한다면 이를 지지해 줘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것은 아이를 지지해 주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판단이나 평가를 배제하고 아이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존중하며 공유해 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마치 거울을 보듯이 상대의 메시지를 되비춰주는 공감적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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