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학창시절 역도선수로 활동하며 공부와 담을 쌓았던 저자. IMF 당시에는 아버지의 실직으로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냈고, 이후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직장생활을 하며 쳇바퀴 도는 듯한 삶을 살았다. 누가봐도 책과 가까운 삶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독서모임 지도자로 책읽기의 효용을 전파하고 다니는 그.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저자가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시기는 불과 5년 전. 2014년 중국 광동성에 소장으로 발령나면서부터다.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내가 사용하고 있는 다이어리를 좀 더 잘 써야겠다'는 생각에 구매했던 책 『성과를 지배하는 바인더의 힘』을 읽고 1년에 독서 50권을 목표로 삼았는데, 그게 변화의 시작이었다. 책에서 지식을 얻고 싶다는 갈망이 커졌고, 급기야 사람들과 토론하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까지 이르렀다.
실제로 저자는 남다른 추진력의 소유자였다. '정기적으로 전토 클럽(벤저민 프랭클린이 했던 독서 모임 )에서 독서를 하고 토론을 했다'는 내용이 적힌 『프랭클린 자서전』을 읽고 감명을 받아 중국 광동성(비행기로 한국까지 4시간 거리)에서 한국까지 와서 독서모임에 참석했다. 그것도 아는 동생에게 돈을 빌려서. 중국에 거주했던 만큼 책 구매도 쉽지 않았는데, 그는 주로 따이공(비행기나 배 등을 이용해 소량의 개인화물을 날라주는 사람)을 통해 책을 받았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주문한 후 따이공에게 전달한 후 받는 방식인데, 가격은 1㎏당 3,500원(10권 약 2만원) 수준이다.
"많은 사람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는 저자. 그는 '책 읽기=공부'라는 생각을 떨쳐버리라고 강조한다. 책 읽기는 공부가 아니라 인생 배움이자, 자기 성찰이고, 성공을 위한 도구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적 허영이나, 공부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는 건데, 실제로 저자는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실천하며 매일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있다. 박상배 작가의 책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독서법 본깨적』을 읽고 나서는 직접 저자에게 연락해 한국에 가서 독서강의를 듣는 열정을 보였고, 그 후 중국에 돌아와 독서모임을 조직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책 『10미터만 더 뛰어봐』를 읽고 나서는 중국 광동성 동관 길거리에서 식혜를 판매하기도 했고, 『실패에서 성공으로』 를 읽고 나서는 하루에 거래처 사람 네명을 만나 책 내용처럼 대화할 때 몸을 앞으로 약간 기울이고,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경청하는 태도를 취해 높은 영업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고 나서는 저자 열명 만나기란 목표를 정해 달성했고, 『인문학 습관』을 읽고는 매일 네이버 블로그에 15분씩 글을 쓰고 있다. 『1천권 독서법』을 읽고는 아들과 하루 1시간 독서하기 목표를 정해 아들이 목표량에 도달하면 선물을 사주고, 『습관의 재발견』을 읽고는 매일 아침 팔굽혀펴기와 팔벌려뛰기하는 습관을 들였다.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를 읽고는 지금 이 책을 쓰게 됐다.
거창한 성공은 아니지만 삶의 작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내고 있는 저자. 『엽기적인 그녀』 『묵향』 등의 가벼운 책으로 독서를 시작했던 저자의 변화가 '나도 한번 해볼까'하는 도전의식을 자아낸다.
『오늘부터 책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김종문 지음 | SISO 펴냄│263쪽│15,000원